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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대학 후배의 연락을 받고 한참을 망설였습니다.
무수히 많은 감정이 쏟아졌습니다. 마음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방법을 몰라서 이런저런 생각을 만들어냈습니다.
혹여나 실수할까 장례 예의도 숙지했습니다. 더 이상한 건, 혼자 마음먹고 가보는 게 발가벗겨진 기분이 들었습니다.
왜 불안할까요? 고작 몇 번의 만남뿐이었는데, 찾아가는 것에 대한 어색함 때문일까요? 정말 가까이에 있는 누군가를 잃는 기분을 아직 잘 모릅니다.
그 친구에게 제 위로가 얼마나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내가 가도 되는지, 얼마큼의 마음을 전달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노파심까지 들었습니다.
이렇게 어려운 마음을 가지고 가는 일을 한동안 피했습니다. 그래서 혼자 가보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만 피하고 받아들이고, 정말 나로서 살아가기 위해서. 허례허식보다 행동으로. 저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 아무것도 아닌 발걸음에 최선을 다해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