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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을 포함, 올해 세 번의 결혼식을 구경했습니다. 가장 최근의 연애 이후, 결혼식은 먼 얘기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식장에 올라서는 그들은, 무엇을 계기로, 어떤 믿음이 생겨서 결혼을 결심했을까요? 경외심에 가까운 부러움이 냉소적인 태도를 만들었습니다. 안에서 전했던 축하와 기쁨은, 식장을 나오자마자 순식간에 사라졌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혼자인 게 실감 나는 2025년을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외로움으로 인해 충동적이고 의미 없는 사랑을 하기 싫은데, 가까이 있는 누군가에게 감정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너무나 산발적인 마음에 몇 초만에 정신을 차리고 속으로 욕을. 지금 당장 필요한 게 아님에도, 외로움을 거스르지 못하는 제게 짜증이 납니다.
나를 사랑하는 것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다른 누군가를 만나왔던 지난 20대에 대한 반성과 부끄러움일까요. 그래도 손잡을 사람이 있었을 때, 보다 적극적인 삶의 태도를 취했습니다.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게 사랑의 힘이었을까요. 아니면 바로 옆에 비교할 사람이, 비교당할 누군가가 생겨서 지기 싫었던 걸까요. 속좁고, 겁이 많은 저의 인간관계는 그 종류에 상관없이 이기고 지고를 끊임없이 반복했습니다.
그렇게 몇 번의 싸움을 거듭하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인연의 끈을 계속해서 다듬어갔습니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그 시간이 길어질수록 알 수 없는 관계가 많아졌습니다. 어느 한쪽이 놓아버렸을지도 모르는 관계는, 꽉 쥐고 있는 쪽이 알아차렸습니다. 팽팽해진 끈이 느슨해졌다는 것을 알게 되는 일은 전혀 반갑지 않았습니다. 많이 쥐면 힘에 부치고, 적게 쥐면 남은 손이 힘을 보태어 일방적인 관계를 만들어버립니다.
30대를 지나고 있는 제 손에는 몇 개의 끈이 남아있을까요? 적지도 많지도 않은 끈을 바라봅니다. 반대편에서 놓아버린 끈이 어떤 것인지 잘 모릅니다. 그러면, 다 놓아볼까요? 누가 아직까지도 잡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지 않을까요? 아니면 힘을 조금 풀고 끈의 강도를 확인하며 눈치를 보면 될까요?
요즘 들어서 우연한 만남이 잦아졌습니다. 반가움에 속아 끈을 잡아버렸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