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16

내 마음 안의 공간은 지금 어떤 풍경을 하고 있나?

by 전세화

끝없이 펼쳐진 초원.

옅은 연둣빛 풀들이

머리칼처럼 길게 늘어져

바람에 몸을 맡긴 채

제각기 다른 방향으로 눕는다.


고개를 들면

코앞까지 내려온 하늘.

아무 색도 섞이지 않은 빛이

시야 너머까지 번진다.


발아래로는

밟힌 적 없는 땅.

눈을 저 멀리 두자

땅과 하늘이

얇은 하나의 선으로 겹쳐있다.


그 선을 바라보는 동안

시선은 더 멀어지고,

몸은 더 낮아진다.


발은 무게를 잃고,

몸은 중심을 찾지 않으며,

숨이 넓게 퍼진다.


들이마시는 공기가

숨과 맞닿고,

내쉬는 공기가

느껴지지 않을 때.


그제야

발바닥에 닿은

땅의 결이

늦게 도착한다.



2025.11.25.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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