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나를 한 장면으로 표현한다면?
아침 일찍 눈이 떠졌다.
멀뚱멀뚱 바라본 천장은 말끔했고,
침대 안쪽에서는 다시 따뜻한 열이 올라온다.
은은한 온기를 품은 공기에 음이 실려
방 안을 부유한다.
이불속 공기는 느슨하고,
머릿속에 걸리는 소리가 없다.
가볍게 나를 붙잡는 공기를 온전히 만끽한 뒤
그 손길을 살며시 밀어내는
어깨에도, 다리에도
무게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노래는 휴대폰에서
블루투스 스피커로 옮겨간다.
집 안 가득한 공기들의 떨림이
가슴으로 파고들어
온몸을 데우는 파동을 일으킨다.
조금 흐린 하늘 아래.
어제보다 덜 또렷한 공기에
흘러나오는 숨이 가볍게 흩날린다.
정류장 벤치에 앉아
그 버스를 기다린다.
다양한 모습의 차들이 지나가고
같은 번호의 버스가 몇 번을 내 앞을 지나쳐도
숨은 흐트러지지 않는다.
버스에 오르며 건네는 인사가
네모난 공간으로 밝게 흩어진다.
창밖으로 스치는
조금은 탁해진 거리의 풍경,
바퀴 아래에서 전해지는
울퉁불퉁한 도로의 감촉까지
그저 부드럽게 스쳐 지나간다.
시작 전의 순간에
끝난 장면의 공기가
먼저 몸에 닿아 있다.
묽은 것이
몸 안을 흘러 다니며
머리보다 먼저
몸의 모든 부분과 닿는다.
근거는 없고,
몸이 먼저 고개를 끄덕인 아침이다.
2025.11.24.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