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장난감 사줘.”
“집에 장난감 엄청 많은데 또 필요해?”
“오늘은 내 생일이잖아.”
“그래, 오늘 장난감 사러 가자.”
아침 해가 거실 창문에 들어오기도 전에 일찍 일어난 시윤이는 햇살보다 빠르게 엄마와 아빠에게 장난감을 사달라고 조르고 있어요.
“무슨 장난감 갖고 싶은데 우리 시윤이?”
“기차 장난감이요. 아니, 아니. 공룡 장난감이랑 공룡을 태울 수 있는 장난감이요.”
“시윤이는 무언가가 필요할 때만 요자를 붙어서 말하지.”
“사주세요. 제발요, 응 응.”
“좋아. 그럼 아침 먹고 바로 장난감 사러 가자.”
시윤이는 신나서 배꼽 높이만큼 점프를 했어요. 그리고는 쇼파 위에 올라가 앞뒤로 점프를 해요. 그러고는 쇼파 위에 놓여있던 아빠의 흰 지팡이를 허공에 마구 휘젖기 시작해요
“오예 오예.”
“시윤아 그건 아빠가 길 다닐 때 사용하는 흰 지팡이잖아. 그걸로 장난치면 안 된다 너”
잽싸게 시윤이는 흰 지팡이를 원래 있던 곳에 놓고 주방으로 후다닥 달려가요.
아침 식사 시간에 보기 어려운 장면이 펼쳐지네요. 항상 차려진 밥상에 앉아 먹는 둥 마는 둥 했던 시윤이가 숟가락과 젓가락을 준비하고 빠르게 밥을 먹기 시작한 거예요. 아직 밥에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데
“엄마, 물 물 물.”
“거봐. 천천히 먹어야지.”
밥을 입에 쑤셔 넣고 우적우적 씹으면서 방으로 가네요.
“엄마, 내 옷 어딨어?”
“옷장에 있어. 꺼내서 입어.”
시윤이는 마음이 바빠요. 아니 어쩌면 마음은 이미 장난감 가게에 가 있을 거예요.
하얀 자동차에 세 식구가 타고 장난감 가게로 출발했어요. 그곳이 장난감 가게인지, 아니면 진짜 장난감의 세계인지도 모른 채 말이에요.
“엄마 언제 도착해요?”
“이상하다 원래 막히는 곳이 아닌데 안 되겠다. 골목으로 들어가서 가보자“
방향을 바꿔가며 이쪽 골목 저쪽 골목으로 들어가봐요.
“뭐야 저 주황색 빛은?”
골목 앞에 주황색 빛이 일렁이듯 무엇인가가 생겨났어요.
“엄마 주황색 연기가 있어요?”
“폭죽놀이 해서 그런가?”
멈칫하고 있던 엄마 아빠에게 시윤이가 용기를 내서 말했어요.
“한번 가보자 엄마.”
멈춰있던 자동차 바퀴가 굴러가고 주황색 빛이 맴도는 동그라미 속으로 들어갔어요. 설마 이게 뭐라고 하는 생각으로 말이에요.
자동차는 낭떠러지에서 떨어진 것처럼 밑으로 밑으로 계속 떨어졌어요. 그리고는 빙글빙글 돌면서 어딘가로 빨려 들어갔어요. 얼마나 갔을까요. 번쩍 하얀 빛과 함께 알 수 없는 곳에 도착했어요.
“여기가 어디지?”
“뭐야, 건물들은 없고 나무랑 풀만 잔뜩 있네.”
“으아악.”
세 식구가 타고 있던 자동차가 흔들흔들거리기 시작했어요. 시윤이는 창문 밖을 보고 놀라 말했어요.
“아니 이건 스피노사우루스잖아.”
“아니 공룡이 왜 여기에 있는 거야?”
“시윤아, 이 공룡은 육식이니? 초식이니?.”
“아빠, 이 공룡은 육식동물이야.”
“여보, 빨리 속도를 내요.”
자동차는 튕겨 나가듯 빠르게 달려갔어요. 시윤이는 뒷창문을 보고 놀리듯 말했어요.
“안녕히 계세요, 여러분.”
스피노사우루스가 달려오지만, 자동차가 더 빠르게 달렸어요.
“여기가 공룡의 세계인가 봐. 어휴, 놀랐네.”
“우리가 공룡 시대로 왔나봐요.”
“어떻게 돌아가야 하나?.”
“주황색 빛을 통해서 이곳에 왔으니 다시 주황색 빛을 찾아가면 될 것 같아요.”
시윤이네 가족은 하얀 자동차를 타고 주황색 빛을 찾으러 떠났어요.
“엄마, 나 응가 마려워.”
잠시 나무 밑에 차를 세우고 시윤이는 한쪽에서 똥을 쌌어요.
“뿌지직.”
갑자기 큰 나무 사이의 풀 속에서 뭔가가 움직이는 게 아니겠어요. 놀란 시윤이는 엄마를 불렀어요.
“엄마 또 공룡인가 봐.”
“시윤아, 빨리 차 안으로 들어와.”
풀 속 사이에서 나온 동물은 초식 공룡이면서 온순한 성격을 가진 스테고사우루스였어요.
“휴, 다행이다. 스테고잖아.”
“시윤아, 아빠가 스마트 폰으로 공룡이랑 말할 수 있는 어플이 있는지 볼게. 어, 있다 있어. 이걸로 공룡이랑 대화할 수 있어.”
스테고랑 시윤이랑 이야기를 시작했어요.
“만나서 반가워, 난 이시윤이라고 해.”
“안녕, 난 스테고야.”
“우린 주황색 빛이 나는 것을 찾고 있어. 혹시 스테고 너 본 적 있어?”
“주황색 빛이 나는 거라고? 기억난다. 저쪽 산 너머에서 본 것 같아.”
시윤이네 가족은 이곳이 처음이라 길을 몰랐어요.
“스테고, 미안한데 네가 길을 알려줄래?”
“좋아, 그럼 나를 따라오라구.”
시윤이네 가족은 스테고를 따라 주황색 빛을 찾으러 깊은 숲속으로 출발어요. 하늘에는 날개 달린 공룡이 돌아다니고 큰 나무 사이에는 이름 모를 꽃과 거대한 풀이 여기저기에 있어요. 진짜 공룡시대에 떨어진 거죠.
울창한 숲을 빠져나오자 거대한 바다가 눈앞에 펼쳐졌어요. 푸른 바다 색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바다 색깔과는 전혀 다른 아름다운 파란 빛 옛날 바다예요.
“우와, 바다다. 가까이 가봐요, 엄마.”
자동차가 바다를 향해 가까이 가려고 하자 스테고가 길을 가로막았어요. 뒤쪽에는 나무 사이로 풀들이 움직였어요.
“아이쿠, 스테고. 왜 그래?”
“바다 근처에 가면 절대 절대 안 된다고!”
“난 바다에 가서 놀고 싶단 말이야.”
스테고는 자동차 앞을 가로막고 차가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스테고, 미워. 난 바다에서 놀거라고.”
트리케라톱스 한 마리가 해변가에 걸어 다녀요.
“저기 봐봐. 트리케라톱스잖아. 나 트리케라톱스랑 놀래, 놀 거야.”
그때였어요. 바닷속에 있던 모사사우루스가 거대한 입을 벌리고 바닷가에 있던 트리케라톱스를 한입에 물고 바닷속으로 사라졌어요.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말이에요.
“시윤이 봤지. 이래서 내가 절대 바다 근처로 가면 안 된다고 한 거야.”
스테고가 차 안에 있는 시윤이의 얼굴을 보고 말했다.
크게 놀란 시윤이는 입을 벌린 채 바다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네요.
“스테고가 아니었으면 정말 큰일 날 뻔했어. 정말 고마워 스테고.”
시윤이 아빠는 스테고에게 감사 인사를 했어요. 스테고는 부끄러운지 머리를 땅에 박고 모래를 하늘 위로 뿌렸어요.
“자, 어서 가자. 바다를 따라 조금만 가면 산 옆이 나와. 바로 그곳이 너희가 찾던 주황색 빛이 있는 곳이야.”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시윤이네 가족과 스테고는 산을 향해 발자국을 남기기 시작했어요.
그들의 발자국을 조용히 뒤쫓는 무언가를 알지 못한 채 말이에요.
“드디어 도착했어.”
“와, 주황색 빛이다. 이젠 집에 갈 수 있어, 오예.”
차 문을 열고 시윤이는 내렸다. 그리고 스테고 가까이 가려고 했다. 그 순간 저쪽 숲속에서 커다란 물체가 쿵 쾅 쿵 쾅 하면서 엄청 빠른 속도록 시윤이를 향해 달려왔어요.
“시윤아 어서 차에 타.”
“이 소리는 뭐지? 누구야?.”
스테고는 시윤이를 입에 살짝 물고 차 근처에 내려놓았어요.
“티라노가 온다. 우리를 쫓아왔나 봐. 시윤아, 어서 차 안에 들어가.”
“스테고, 너 혼자 티라노랑 싸우기에는 어려워.”
“시윤이 엄마. 어서 출발해서 주황색 빛으로 들어가요.”
차에 시동이 걸리고 차의 바퀴가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안 돼, 절대 안 돼! 스테고만 두고 우린 갈 수 없어. 엄마 가지마, 가지 말라고.”
티라노는 하얀 자동차를 꼬리로 공격하려고 했어요. 그 때 스테고가 몸으로 티라노를 밀어냈어요. 쓰러진 티라노는 스테고를 노려 보고 스테고에게 달려들었어요.
“이봐, 스테고. 죽기 싫으면 저리 꺼져.”
“티라노! 사람들은 그냥 돌아가게 놔둬.”
“아니. 난 사람 고기 맛 좀 봐야겠는데. 으하하.”
“네 마음대로 해줄 수는 없지.”
티라노는 기다란 꼬리를 스테고의 머리를 향해 휘둘렀어요. 고개를 숙여 피한 스테고는 등에 있는 무기로 티라노를 찔렀어요.
“스테고, 고작 그걸로 나를 물리치겠다고? 어림도 없다.”
티라노는 몸으로 스테고를 밀었어요. 저 멀리 내동댕이쳐진 스테고를 티라고가 발로 사정없이 밟기시작해요.
그 장면을 차 안에서 보고 있던 시윤이는 울면서 말했어요.
“안 돼, 스테고 일어나 스테고.”
차 안에 있던 시윤이는 순식간에 차 문을 열고 쓰러진 스테고를 향해 온 힘을 다해 달렸어요.
“내가 도와줄게, 스테고. 조금만 참아. 죽으면 안 돼.”
“시윤아 오지마. 어서 집에 가라구. 으윽.”
차에서 내린 시윤이가 티라노 발밑에 있는 스테고 쪽으로 오는 것을 보고 티라노는 미소를 지었어요.
“어서 오너라. 배가 아주 고팠는데 사람 고기 맛 좀 보자.”
티라노는 발로 스테고를 걷어차고 시윤이를 향해 뛰기 시작했어요.
티라노가 입을 벌려 시윤이를 향해 왔어요. 간발의 차로 티라노의 공격을 피한 시윤이예요. 그때 차 안에 있던 아빠가 시윤이에게 무언가를 던졌어요.
“받아라, 이시윤!”
하얀 막대기가 빙글빙글 돌며 시윤이 손에 들어갔어요.
“이건 아빠의 흰 지팡이?.”
“시윤아, 그걸 길게 잡아당기면서 ‘우주의 힘 세상의 기운’이라고 외치면 돼.”
시윤이는 아빠가 알려준 방법대로 지팡이를 길게 만들고
“우주의 힘 세상의 기운!”
이라고 외쳤어요. 흰 지팡이에서 붉은 기운이 활활 올라오기 시작했어요. 티라노가 움찔하네요.
용기가 생긴 시윤이는 티라노와 맞섰어요. 티라노를 향해 흰 지팡이를 휘두르자 붉은 기운이 티라노를 향해 발사되었어요.
“좋았어, 이시윤. 힘을 내.”
시윤이 엄마가 시윤이를 응원했어요.
조금 더 용기가 생긴 이시윤! 티라노를 향해 달려가네요. 그리고 아까 했던 방법대로 지팡이를 다시 휘둘렀어요. 그런데 지팡이의 붉은 기운이 약해지는 게 아니겠어요.
“아빠! 이거 왜 그래요?”
“아참, 오늘 충전을 못했어.”
지팡이의 붉은 기운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말았어요. 움츠렸던 티라노가 고개를 들었어요.
“괜히 겁먹었네. 그럼 식사를 다시 시작해 볼까?.”
티라노는 다시 시윤이를 향해 달려들었어요. 눈을 감고 이를 꽉 물고 있는 이시윤. 티라노의 입은 점점 더 커지고 시윤이를 한입에 물려고 하는 그때!
스테고의 뾰족한 꼬리가 티라노의 눈을 찔렀어요.
“으악.”
티라노의 눈에서 피가 흐르고 스테고가 고개를 돌려 차를 향해 말을 했어요.
“시윤아, 어서 차에 들어가. 시윤이 엄마, 어서 주황색 빛으로 가세요.”
한 쪽 눈을 치켜 뜨고 티라노는 스테고의 목을 향해 입을 벌리고 스테고의 목을 물었어요.
“안 돼, 스테고.”
시윤이는 다시 흰 지팡이를 길게 만들고
“우주의 힘 세상의 기운!”
이라고 말을 했어요. 순간 지팡이에 붉은빛이 돌았어요. 시윤이는 붉은 지팡이를 티라노를 향해 던졌어요.
지팡이가 다리에 박히자 티라노는 물고 있던 스테고를 내려놓았어요.
“아악, 이 녀석이.”
시윤이 아빠는 시윤이를 안고 차소리가 나는 곳을 향해 달리면서 엄마를 불렀어요.
“채리야, 어서 달려.”
조금씩 앞으로 움직이는 차를 향해 몸을 던지고 차 문을 열고 시윤이와 아빠는 차 안으로 들어갔어요. 그 뒤를 티라노가 전속력으로 따라가네요.
쓰러졌던 스테고도 몸을 일으켜 티라노를 뒤따르고 이들은 점점 주황색 빛과 가까워졌어요.
한발 빠르게 달려가 스테고는 티라노를 넘어뜨리고 시윤이 차에 다가갔어요.
“시윤아 만나서 정말 좋았어. 날 꼭 기억해 줘.”
“우리 헤어지지 말자. 싫어, 같이 있어 스테고.”
“이제 가야 해.”
“싫어 스테고. 같이 있어 줘.”
“이제 가야 해 시윤아.”
“시윤아, 이제 가야 한다고. 장난감 가게야, 일어나.”
카시트에서 자고 있던 시윤이는 엄마의 말소리에 눈을 떴어요.
“여기가 어디지?.”
“여기는 장난감 가게지. 공룡 사러 가자, 이시윤.”
아빠가 시윤이에게 다정하게 말했어요.
“뭐야, 이게 꿈이라고?.”
장난감 가게 창문에 걸려 있던 스테고사우루스 공룡 장난감의 눈이 반짝거렸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