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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촌부가 된 최선생 Dec 05. 2022

골 때리는 이야기

한국 축구 8강 진출을 기원하며


진화의 역동성이 변이에 있다면 승부의 역동성은 이변에 있다.

이변은 존재한다. 잠재태로 존재하는 이변은 그것이 생성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줄 수 있을 때 탄생한다.


우리 국가 대표팀이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 그 이변을 연출하고 있다. 이변이 계속되면 실력이라고 했던가? 우리 팀은 강호 우루과이와 포루투칼 전에서 전혀 밀리지 않고 맞짱을 떴다. 경기를 지배했다는 이야기이다. 그건 자신감에서 비롯된다.


이번 월드컵을 통해서 확인한 것은 한국 축구가 달라졌다는 점이다. 자신감으로 무장한 빌드 업 축구가 세계 무대에서 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모든 스포츠에서 멘탈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우리 양궁 선수가 국제 대회에서 늘 우승하는 이유는 실력도 실력이지만 위기 상황에서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일 것이다.

한국 축구가 그런 자신감으로 무장했다.


혹자는 이야기한다. 16강까지 올랐으니 이젠 편안하게 즐기자고. 브라질은 우승 1순위이니 실력차를 인정하고 선수비후 역습을 노리자고. 맞짱을 뜨다 지난 브라질과의 평가전처럼 대패할지 모른다는 우려이다. 하지만 그런 마음 가짐으로는 안된다. 끝까지 자신감을 가지고 우리 축구를 해야 한다. 지난 평가전과 우리 대표팀은 정신자세가 다르다. 그 때는 한 수 배우겠다는 입장이었다면 지금은 반드시 잡겠다는 의지로 충만되어 있다. 그 때 맞은 면역 주사로 항체가 형성되어 있다.


사실 6개월 전 브라질과의 평가전은 스코어처럼 우리가 완전 밀린 경기는 아니었다. 손홍민의 날카로운 슈팅이 있었고 황희찬의 돌파도 있었다. 페널티 박스에서의 파울 2개가 모두 페녈티킥 실점으로 이어져 경기 흐름이 브라질에게 유리하게 펼쳐진 측면도 컸다. 그럼에도 한국은 빌드 업 축구를 유지했다.


이번 16강전에서수비에서 커버 플레이를 펼치고 치명적 파울을 경계하고 세컨 볼에 대한 집중력을 높인다면 브라질 공격을 무력화 시킬 수 있을 것이다. 김민재가 일대일 수비에서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면 우리 수비들 사기가 올라가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브라질은 공격진이 화려한 것으로도 유명하지만 실리 수비를 하는 것 때문에 이번에 월드컵 1순위로 거론된다. 브라질이 공격할 때도 역습에 대비해 수비라인을 올리지 않는다고 한다. 브라질 공격수들이야 한 두명이 상대 수비수들을 흔들 수 있으니까 가능한 전술이다.

지역 예선 18경기에서 5골 실점, 월드컵 예선 3경기에서 1골 실점이 그걸 말해준다. 경기당 0.3골이다. 그러니 한국팀의 선수비후 역습 전술이 잘 먹히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빌드 업 축구로 패싱 게임을 하며 볼을 소유하다가 2선으로 찌르는 킬 패스를 해야 할 것이다. 손홍민 이강인 황인범이 그런 패싱 능력을 가지고 있다. 김진수의 오버래핑과 날카로운 크로스를 조규성이 헤딩으로 연결하는 것도 먹힐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단조로운 크로스는 모두 커팅 당할 것이기에 약속된 크로스가 필요할 것이다.


축구 전문가도 아닌 입장에서 나름대로 생각을 거칠게 쏟아 부었다. 벤투 감독과 선수들은 브라질 팀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그에 대비한 훨씬 더 체계적인 전술을 마련할 것이다.

우리가 전혀 예상치 못한 새로운 카드가 등장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주인공이 누구일지 지금은 모르지만 내일 온종일 그 모습을 리플레이로 보고 싶다.


역사는 특이점이라는 순간에 새롭게 진화한다. 아시아 축구의 특이점이 시작되고 있다. 그 중심에 한국팀의 브라질전 승리가 있다. 자신감이 그걸 증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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