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바람 넌?
나 잠 가만 놔둬 볼텨?
우아하게 날갯짓하는 산 제비헌티
웃기고 자빠졌다 한소리 날리고 잡고
삐죽빼죽 나불대는 저 싹퉁머리 까치에게
주댕이 콱 안 다무냐 호통도 치고 잡고
옷고름 입에 물고 바라 보는 상좌 아그에게
살긋한 위로도 주고 잡은디
니가 자꾸 흔들어 싼 게 내가 얼매나
채신머리가 없어 보이냐 안!
산 제비도, 까치도, 상좌 아그도 나는 만날 정신없이
저러고 자빠졌다 여길 거 아닌갑네
주지스님은 말이 없이 인자한 미소만 짓는다
나도 조용히 고독이란 걸 씹어보고 시픈디
저기 저 고운 옷 차려입고 사박사박 낙엽 밟는 애기씨헌티
파르란 새벽 고요한 절도 보여주고 시픈디
......
소리 내 그리움을 알려야 하는 자가 나란디
#신춘문예 #마감 #허탈함 #새벽 파르란 산사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