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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도 Nov 23. 2023

뒤안길에서

난 바람 넌?          



나 잠 가만 놔둬 볼텨?


우아하게 날갯짓하는 산 제비헌티 

웃기고 자빠졌다 한소리 날리고 잡고

삐죽빼죽 나불대는 저 싹퉁머리 까치에게 

주댕이 콱 안 다무냐 호통도 치고 잡고

옷고름 입에 물고 바라 보는 상좌 아그에게 

살긋한 위로도 주고 잡은디

니가 자꾸 흔들어 싼 게 내가 얼매나 

채신머리가 없어 보이냐 안!

산 제비도, 까치도, 상좌 아그도 나는 만날 정신없이

저러고 자빠졌다 여길 거 아닌갑네     


주지스님은 말이 없이 인자한 미소만 짓는다     


나도 조용히 고독이란 걸 씹어보고 시픈디

저기 저 고운 옷 차려입고 사박사박 낙엽 밟는 애기씨헌티

파르란 새벽 고요한 절도 보여주고 시픈디     


......

소리 내 그리움을 알려야 하는 자가 나란디          





#신춘문예 #마감 #허탈함 #새벽 파르란 산사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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