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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도 Jul 02. 2023

이별

   

                       

살찌운 허전함의 끝을 물고

뒤 감아 훑는 등 거죽의 뻣뻣함을

휩싸고 맴돌아

야윈 내 사랑에 날카로운 선을 긋고

흐르는 핏물에 희열의 눈물을 머금는     


마른 실자락 찢어 찢긴 상처 싸매 보지만 

젖어버린 실가락 하나하나가

썩어가는 살 속을 파고든다

살이 썩어가는 냄새 가슴이 죽어가는 그림자

스멀스멀 피어나는 살의 섞인 미련과 집착들

밀어도 밀리지 않는 머리카락

잘라도 잘리지 않는 발톱     


가슴에 담고서야 담아서는 안 되는 것임을

온몸을 다해 사랑하며 애증의 꽃을 피우고

그 가시를 심장에 꽂아 피의 향기로 살 속을 채우고 

운무를 사랑한 미련한 여인의 미련이

허를 찌르고 흐르는 핏물에 심장은 펄떡인다     


향기 젖은 촛불 들어 펄떡이는 내 심장에 꽂아라

내 피의 향기가 세상에 불붙을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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