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이 흔들릴 때, 나를 붙잡는 연습(2)
감정이 흔들릴 때, 나를 붙잡는 연습 두 번째 이야기
<내면을 다독이는 감정코칭의 시작>
아이를 키우다 보면, 내 마음과는 다르게 말하거나 행동하게 되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화를 내고, 아이를 다그치고, 금세 후회와 자책이 밀려오죠.
“나는 좋은 부모가 아닌가 봐.” 그렇게 마음속에서 또 하나의 상처가 생깁니다.
하지만 그 감정들, ‘조절해야 할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오히려 그 순간, 우리가 정말 바라던 것이 무엇인지 들여다보는 기회일지도 모릅니다.
표면적으로 드러난 감정은 단지 순간의 폭발이 아니라,
우리 안에 있는 중요한 가치와 기대가 건드려졌다는 신호입니다.
그러니 화가 났을 때 그 감정을 없애려 하기보다, 먼저 이렇게 물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지금 내가 진짜 원하는 건 뭘까?”
모라의 감정코칭은 바로 이 질문에서 시작됩니다.
감정은 억누르거나 무조건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숨은 욕구를 알아차리는 데서부터 감정의 주도권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감정코칭은 복잡한 기술이 아닙니다.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내 감정의 근원을 정확히 바라보는 다정한 연습입니다.
우리는 종종 자녀에게 화를 낼 때,
그 원인이 단순히 아이가 말을 안 들어서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아이의 행동이 내 중요한 가치나 기대를 건드렸기 때문일 수도 있고,
또는 내 컨디션이나 이전에 겪은 사건,
혹은 생각이 오버랩되며 쌓인 감정이 터져 나온 것일 수도 있습니다.
감정은 마음의 방향을 알려주는 신호등입니다.
그 신호를 읽는 방법을 익히면,
감정 너머에 있는 내 진짜 마음과 욕구를 마주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그 욕구를 정확히 인식했을 때,
우리는 감정에 끌려가지 않고 주도권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해하기 쉽도록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식당에 갔는데 음식이 너무 늦게 나와서 화가 났습니다.
겉으로는 “왜 이렇게 늦게 나와요!”라고 말할 수 있지만,
그 감정 속 숨은 욕구는 다양할 수 있습니다.
“시간이 없는데 밥을 먹을 수 없어서” 화가 났을 수도 있고,
“나를 무시당한 느낌이라” 화가 났을 수도 있습니다.
각기 다른 욕구는 서로 다른 해결방식을 요구합니다.
전자는 빠른 해결책이나 환불을 원할 수 있고,
후자는 진심 어린 사과와 존중의 표현을 원할 수 있죠.
이렇게 욕구를 인식하지 않으면, 감정은 왜곡되고 해결도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아이를 키울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이가 방을 어지럽히고 놀고 있을 때, "너 지금 뭐 하자는 거야!"라고 소리친 엄마가 있습니다.
이 엄마의 진짜 욕구는 방 정리가 아닐 수도 있어요.
사실은 숙제를 해야 하는 시간인데, 아직도 놀이에 몰입하고 있는 상황에 화가 났을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겉으로 드러난 감정은 겉모습일 뿐,
진짜 욕구를 파악하지 않으면 상황을 바로잡을 수도, 내 마음을 이해받을 수도 없습니다.
모라의 감정코칭은 바로 이 ‘진짜 욕구’를 내가 스스로 인식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입니다.
그것이 감정의 주도권을 내가 다시 가지는 시작점입니다.
이제부터 소개할 모라의 감정코칭 세 가지 실천은 이 과정을 구체적으로 도와줍니다.
내 감정을 인식하고, 욕구를 발견하며, 상황을 건강하게 대응하도록 돕는 실천들입니다.
지금부터 함께 배워볼까요?
감정이 올라오는 순간, 그 감정을 피하거나 억누르지 말고 이름을 붙이세요.
감정은 이름 붙여질 때, 우리 안에서 비로소 ‘정리’되기 시작합니다.
예를 들어, “화가 났어”라고 말할 수는 있지만,
그 안을 좀 더 들여다보면 서운함, 무시당함, 억울함, 당황스러움 같은
더 섬세한 감정들이 숨어 있을 수 있어요.
“나는 지금 좀 서운한 것 같아. 왜냐하면, 내가 중요하게 여긴 약속이 무시된 것 같아서.”
이렇게 감정에 이름과 이유를 붙이는 것만으로도 모호한 기분이 명확해지고, 감정의 강도가 줄어듭니다.
감정을 구체적으로 짚는 건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과 같습니다. 그래야 비로소 회복이 시작됩니다.
이렇게 감정에 정확한 이름을 붙이면, 그 이면에 어떤 욕구가 있었는지도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은 단순한 화가 아니라, 인정받고 싶었던 마음이었구나.'
'무시당한 느낌이 아니라, 함께 존중받는 관계를 원했구나.'
감정에 이름을 붙이는 연습은 단순히 감정을 조절하기 위한 방법이 아닙니다.
내 감정에 담긴 메시지를 읽고, 진짜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차리는 중요한 시작점입니다.
그 순간, 우리는 감정에 끌려가는 존재가 아니라 감정을 바라보는 사람이 됩니다.
감정에 이름을 붙이는 건, 감정과 건강한 거리 두고 내 감정의 이면의 진짜 욕구를 만나는 첫걸음이에요.
진짜 욕구를 만났을 때 비로소 우리는 감정을 다스릴 수 있는 힘을 얻게 됩니다.
감정을 표현하는 건 건강한 일입니다. 하지만 표현의 방식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놓치는 중요한 구분, 바로 감정 해소와 감정 전달의 차이입니다.
감정 해소는 나의 마음을 풀어내는 작업입니다.
감정을 해소하듯 쏟아내는 것이고, 감정 전달은 상대방과의 관계를 고려하여 내 감정을 공유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만약 감정을 해소하듯 감정을 전달하게 되면, 상대방은 그 감정을 '공격'으로 받아들이고 방어적이 됩니다. 결국 감정은 전달되지 못하고, 관계는 더욱 멀어지게 되죠.
반면 감정 전달은, 감정을 관계 안에서 조율하여 전달하는 방법입니다.
이때 중요한 도구가 바로 ‘나-전달법’입니다.
'나-전달법’은 내 감정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상대에게 책임 전가하지 않으면서,
내 감정을 건강하게 표현하는 방법입니다. 갈등을 격화시키지 않고,
상대방과의 관계를 지키면서 나의 감정을 전달할 수 있는 대화법이죠.
감정을 전달할 때 아래의 문장구조를 한번 활용해 보세요.
“(판단 해석 없이 상대의 행동묘사하기) 때문에, 나는 (내 감정 표현)을 느꼈어. 왜냐하면 (이유설명)이기 때문이야. 그래서 나는 지금 (내가 바라는 것/욕구)을 원해.”
너는 왜 이렇게 말을 안 들어! 엄마를 무시하는 거야?” -> 상대를 비난하거나 책임을 전가하는 말
“엄마가 몇 번 부탁했는데도 네 방이 여전히 그대로니까(판단 없는 자녀의 행동묘사),
속상하더라(내 감정표현).
네가 엄마 말을 가볍게 여기는 건 아닐까 싶어서 마음이 불편했어(이유설명)
자 지금 스스로 방을 정리해 보자(내 진짜 욕구 표현) "
또 다른 예를 들어볼게요.
“너 지금 엄마한테 말대꾸하는 거야?” 대신,
“방금 엄마 말에 ‘몰라요’라고 툭 내뱉는 걸 들었을 때(판단 없는 자녀의 행동묘사),
엄마는 네가 대화를 피하는 것 같아서 섭섭했어(내 감정표현).
엄마는 네 마음을 듣고 싶거든(이유설명).
그리고 엄마는 우리 대화가 서로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이어졌으면 좋겠어(내 진짜 욕구 표현).”
이렇게 감정을 전달하면 자녀를 공격하거나 비난하지 않고, ‘내 입장’에서 감정을 전함으로써 방어적인 반응을 줄이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여지를 남깁니다.
그리고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내가 진짜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말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감정에 이름을 붙이고, 건강하게 표현할 수 있다면
이제, 감정이 우리를 덮치기 전에 스스로 중심을 잡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화는 언제나 천천히 오지 않아요.
우리가 감정을 하나씩 짚어보고, 전달방식을 고민할 틈조차 없이,
갑작스럽게, 격렬하게 몰려올 때가 많죠.
아이의 말 한마디, 배우자의 무심한 행동,
혹은 너무 피곤한 하루 끝에 마주한 사소한 마찰.
그 짧은 순간에, 우리는 감정의 소용돌이 안으로 빨려 들어가 버리곤 합니다.
그럴 때, 앞서 말한 ‘이름 붙이기’도, ‘나-전달법’도
너무 멀게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필요한 게 있어요.
그 감정의 파도에 휘말리기 전에
‘잠시 멈추고’, ‘생각하고’, ‘다시 선택하는’ 연습.
바로 지금부터 소개할 감정코칭의 세 번째 실천, STOP–THINK–DO입니다.
숨이 가빠지고, 말이 나오려 할 때, 딱 5초만이라도 멈춰보세요.
말도 행동도 하지 말고, 잠깐, 침묵 속에 머무는 거예요.
감정의 자동반응을 끊고 나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입니다.
“지금 내가 말하면, 후회할 수도 있어.”
이 짧은 멈춤이, 돌이킬 수 없는 말과 행동을 막아줍니다.
그다음, 조용히 나에게 물어보는 거예요.
이때 내 감정에 이름을 붙여보세요
“지금 내가 진짜 원하는 건 뭐지?”, “지금 이 감정은 어디서 온 걸까?”
화를 내서 상대방을 이기고 싶은 걸까요?
아니면, 내 마음을 알아주고 다정하게 대해주길 바라는 걸까요?
욕구를 인식하는 순간, 감정은 방향을 갖습니다.
그리고 그 방향은, 단지 감정을 참거나 쏟아내는 대신, 내가 진짜 바라는 것을 향하게 합니다.
내가 원하는 바를 정확하게 인식할 때, 격렬했던 감정에 숨 쉴 틈을 만들어 줍니다.
그 빈틈이 바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공간이 돼요.
이제, 감정에 끌려가는 대신,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행동해 보는 거예요.
그냥 숨을 한 번 크게 내쉬거나, 방금 배운 나 전달법을 사용할 수도 있어요.
상대의 눈을 천천히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어요.
혹은 나중에 차분히 말하려고 자리를 피하는 것도
감정을 조절하는 멋진 선택이죠.
심리학자들이 말하길 대부분의 감정은 5분 안에 가라앉는다고 합니다.
그 5분만 잘 버텨도, 우리는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사람이 될 수 있어요.
멈추고, 묻고, 선택하는 이 세 가지 연습은
누구나 할 수 있으며, 그 힘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감정이 격해지는 상황에서도,
내 마음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내가 진짜 원하는 방향으로 관계를 이끌 수 있게 도와줍니다.
감정에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감정 속에 담긴 내 욕구를 마주하고, 그 욕구에 충실한 방식으로 반응하는 것. 그것이 감정의 주도권을 내가 되찾는 진짜 연습입니다.
지금 이 순간, 당신은 감정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 애쓰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어요.
감정을 억누르거나 참지 않고,
그 안을 들여다보고, 진짜 내 마음을 말하려는 이 노력은
당신의 아이에게, 그리고 당신 자신에게
가장 따뜻하고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줄 거예요.
오늘 하루, 당신의 감정을 다정하게 바라보는 연습.
그 작은 실천이 쌓여
우리는 점점 더 단단하고 따뜻한 사람으로 자라납니다.
당신의 그 걸음을, 모라가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
<모라의 정원> 다음 화에서는 “나를 이해할수록, 세상이 편해진다”를 함께 이야기 나눕니다.
감정을 이해하고 다독인 그다음,
내 안의 기준을 어떻게 세워갈 수 있을지 함께 나누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