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이 흔들릴 때, 나를 붙잡는 연습(3)
요즘 세상, 너무 복잡하죠.
정보는 넘치고, 변화는 빠르며, 인간관계는 점점 어려워집니다.
우리는 이런 세상을 살아오며 이미 체감해 왔습니다.
내 계획대로 되지 않는 일들, 열심히 해도 인정받지 못했던 경험,
좋은 마음으로 다가갔지만 오해로 돌아왔던 관계들.
세상은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변수로 가득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갈 세상을 생각하면 더더욱 불안해집니다.
“우리 아이가 이 복잡한 세상에서 무너지지 않고 잘 살아갈 수 있을까?”
저도 항상 아이를 키우면서 이런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이 생각을 우리 같이 조금만 바꿔보면 어떨까요?
세상을 바꾸려고 애쓰기보다, 세상을 만나는 ‘나 자신’을 이해하는 힘에 집중해 보는 거예요.
우리가 나를 이해할수록, 세상은 훨씬 덜 위협적인 곳이 됩니다.
자기 이해는 자기 인식(Self-awareness)을 통해 시작됩니다. 내가 어떤 감정에 예민한지,
어떤 상황에서 움츠러드는지를 아는 것만으로도 세상과의 마찰이 줄어듭니다.
“나는 이런 말에 상처를 잘 받는구나.” “나는 이런 일이 생기면 도망치고 싶어 지는구나.”
이런 인식이 생기면, 예상치 못한 자극에 무너지는 대신 미리 나를 챙기고 준비할 수 있게 됩니다.
그만큼 세상은 더 예측 가능해지고, 덜 무섭게 느껴집니다.
자기 이해는 곧 감정의 이유를 아는 일입니다. 왜 내가 화가 나는지,
왜 슬픈지를 알면 감정은 무섭고 폭발적인 것이 아니라, 다룰 수 있는 ‘신호’가 됩니다.
감정의 근원을 이해할수록, 반응은 더 성숙해집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도, 내 감정이 어디서 왔는지
이해할 수 있다면 아이의 감정도 훨씬 더 너그러이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자기 이해는 자기 효능감(Self-efficacy)을 키웁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상황에서 힘을 발휘하는지 알게 되면 삶의 선택이 더 분명해지고, 내 인생을 내가 이끄는 감각이 생깁니다.
이 감각은 세상을 ‘두려운 공간’이 아니라 ‘도전해 볼 만한 무대’로 바꾸어줍니다.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면, 우리는 종종 불편한 감정을 외부 탓으로 돌리게 됩니다.
“저 사람이 날 무시했어.” “세상이 날 알아주지 않아.”
그런데 자기 이해가 깊어질수록, 이러한 투사는 줄어들고 세상을 더 현실적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감정의 화살을 바깥이 아니라 ‘나의 내면’으로 돌릴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자기 이해는 공감 능력을 높입니다. 내 감정에 민감한 사람은 타인의 감정에도 섬세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자기 이해는 더 나은 관계로 이어집니다.
좋은 관계는 곧, ‘세상과의 연결감’을 의미합니다.
이 연결감이 있을 때, 우리는 덜 외롭고 더 안전하다고 느낍니다.
요즘은 나를 이해할 수 있는 도구들이 정말 많습니다. MBTI, 기질 검사, 성격유형, 애착유형, 심리검사까지… 이런 도구들은 내가 나를 관찰할 수 있는 거울 같은 역할을 해줍니다.
도구 자체가 해답은 아니지만, ‘나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우리 안의 자각을 키우는 건 분명합니다.
그런데 도구보다 더 중요한 건, 일상 속에서 스스로에게 던지는 작고 따뜻한 질문입니다.
모라의 정원 셀프코칭질문을 통해 나는 나에게 어떤 존재인지 조금씩 알아갈 수 있어요.
나를 이해하는 모라의 셀프코칭 질문 천천히 읽으면서 답해보세요
1. 요즘 내 마음을 가장 오래 머물게 한 감정은 무엇이었을까?
2. 내가 최근에 “참 잘했어”라고 말해주고 싶은 순간은 언제였지?
3. 어떤 순간에 나는 진짜 나답다고 느껴졌을까?
4. 내가 가장 편안함을 느끼는 시간은 언제인가요?
5. 요즘 자주 떠오르는 걱정은 어떤 건가요?
6. 그 걱정은 나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고 있을까요?
7. 지금 내 마음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8. 어떤 말을 들으면 힘이 나고 위로가 될까요?
9. 반대로, 어떤 말은 나를 위축되게 만들었나요?
10. 내가 요즘 가장 애쓰고 있는 일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11. 그 애씀에 대해 나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나요?
12. 내가 싫어하는 사람을 떠올릴 때, 내 감정 속에 숨은 진짜 마음은 뭘까요?
13. 누군가를 부러워할 때, 그 속에서 내가 정말 원하는 건 무엇일까요?
14. 지금의 내가 과거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15. 앞으로의 내가 지금의 나에게 바라는 건 무엇인가요?
내가 왜 이 말에 화가 났는지, 왜 어떤 상황이 반복될 때 지치는지,
왜 이 관계가 힘든지를 돌아볼 수 있는 힘.
아이에게 ‘심리적 자립의 언어’를 가르쳐주는 일이기도 합니다.
내가 나를 이해하면, 아이도 자신을 이해하는 법을 배웁니다.
내가 내 감정을 존중하면, 아이도 자기감정을 존중할 수 있게 됩니다.
자기 이해는 결국, 내가 나와 좋은 관계를 맺는 연습입니다.
그리고 이 연습은, 세상을 덜 위협적이고 더 연결된 곳으로 만들어주는 놀라운 출발점이 됩니다.
지금은 아직 조금 서툴고 어색할지 모르지만,
스스로를 이해하려는 당신의 노력은 분명 아이에게 닿을 거예요.
그건 말보다 더 깊이 전해지는 사랑의 방식이기도 하니까요.
《모라의 정원》은 다음 화에서, 우리가 완벽하지 않아도 ‘심리적으로 자립해 가는 삶’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우리 안의 깊은 이해가 아이와 세상을 이어주는 가장 따뜻한 다리가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