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가 미세하게 떨렸고 심장은
“자두야, 이제 내리자.”
우리가 내릴 동안 자두는 그대로 차 안에 있었다.
“안 내리면 엄마 아빠 간다!”
협박해도 요지부동이다. 자두 아빠가 목줄을 채우고 안아서 차 밖으로 내보냈다. 내가 목줄을 당기며 가자고 해도 네 발에 힘을 주며 버티고 있다. 더 힘을 줘서 자두를 당겼다.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힘겨루기를 했다. '드르륵 드르륵' 바닥에 발톱이 긁히며 조금씩 딸려 오는 듯했지만 온몸으로 '가기 싫음'을 표현했다.
보다 못한 자두 아빠가 덥석 안고 2층 계단을 올라갔다.
자두는 지금 자신이 어디로 끌려가는지 분명히 알고 있었다. ‘가기 싫다’라는 의사 표현을 온몸으로 하고 있으니까. 평소에는 순순히 잘 따라왔는데 오늘은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작은딸이 걸어 다닐 때쯤이었다. 병원 대기실에서는 얌전한데 진료실로 들어가 의사 선생님을 만나면 울기 시작했다. 병원 특유의 소독 냄새, 낯선 의사 선생님, 진찰이 무서웠던 모양이다.
자두도 그런 비슷한 심정이 아닐까 싶다.
자두는 병원 안에서 돌아다니지도 않고 내 곁에 가만히 있다. 전에는 병원 안을 돌아다니며 냄새 맡고 고양이에게 호기심을 표현했는데 오늘은 유독 긴장을 한다.
신경이 쓰여 유심히 살펴보니 다리가 미세하게 떨리고 심장도 좀 빠르게 뛰고 있었다.
“자두야, 괜찮아. 의사 선생님 잠시만 만나면 돼.”
들릴 듯 말 듯 으르렁거리는 자두를 안고 진료실로 들어갔다.
자두는 자기 몸에 손대는 걸 싫어한다. 발톱 깎기를 사놓고 몇 번 쓰지도 못했다. 칫솔도 빗도 마찬가지. 털을 빗기려면 발버둥을 치고 드라이기 소리만 나도 도망가버린다. 그러니
목욕 후엔 수건으로 재빨리 대충 닦고 저절로 마르길 기다린다. 그런 자두가 의사 선생님에게 자신의 몸을 내주며 어떻게 견딜지 염려되었다.
진찰을 마친 의사 선생님은 자두를 안고 뒤쪽에 있는 다른 방으로 갔다.
“깽”하는 짧은 비명이 들렸다. 반사적으로 소리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벌떡 일어났다. 소리가 나는 방을 기웃거렸지만 별 방법이 없다. 발톱을 깎다가 신경을 잘못 건드린 건 아닌지 걱정되었다.
계산하고 있는데 자두가 자꾸 출구 쪽으로 끌어당겼다. 여기가 어지간히 싫은 모양이다. 성급히 계산을 마치고 병원 문을 나갔다.
“자두야, 진료받느라 고생했어. 간식 먹어.”
간호사에게 받은 간식을 주었지만 먹질 않고 바닥에 떨어뜨려 버렸다. 어서 가자는 듯 1층 계단으로 끌어당겼다.
아이나 개나 병원은 피하고 싶은가 보다.
'그런데 어떡하니, 자두야. 사람과 사는 이상 병원은 피할 수가 없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