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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여사 Oct 06. 2021

한국 이름으로 불러주세요

한국어를 배우는 일본인들-재일교포 아주머니 C님

재일교포 C님.

처음 수업에서 만났을 때, 일본 이름으로 신청이 되어 있었다.

첫 수업을 할 때 제일 먼저 성과 이름 중 어느 쪽으로 부를까요?라고 묻는다.

예를 들어 키무라 타쿠야라는 이름이라면, 키무라상이라고 부를까요? 타쿠야상으로 부를까요? 이렇게 물어 보고 원하는 호칭으로 부르며 수업을 한다.


하야시상이라고 부르면 될까요?라고 묻자, 

이 분은 "아닙니다. 저는 재일교포입니다. 한국 이름이 C입니다. 한국 이름으로 불러주세요."

라고 하셨다. 

문장도 길고 정확하게 말씀하셔서 왜 한국어 공부를 신청하셨는지 물었다.

고등학교까지는 민족학교를 나와서 한국어를 공부했지만, 지금 한국어를 쓸 기회가 없어서 한국어로 이야기하고 싶어서 신청하셨다고 한다. 가족들도 다 한국 사람이기는 하지만, 집에서도 한국어를 거의 쓰지 않는다고 한다. 

한국어 검정 시험 1급 자격증도 있으신 분이다. 


외국어 학습에서 중요한 것은 정확성과 유창성

외국어 학습에 있어서는 정확성과 유창성이 다 중요하다. 정확성을 중시하여 틀리는 말을 계속 고쳐주면 자신감을 잃고 의사 소통의 흥미를 잃는다. 유창성을 길러주기 틀리는 것을 어느 정도 눈감아 주면 그게 잘못된 습관이 되어 버리기도 한다. 정확성과 유창성을 다 기르는 학습이 쉬운 일이 아니다.  


이 분은 "내가 그랬던데~"라는 표현을 자주 쓰신다. 

자기의 과거에 대한 설명을 할 때 "그랬는데"라고 하셔야 한다고 설명하고, '-던데'의 쓰임을 자세히 정리해서 보내드렸지만, 입에 이미 붙어서 잘 고쳐지지 않으신다.  



-던데   

1. 어떤 일을 설명하거나 묻거나 시키거나 제안하기 위하여, 그와 상관있는 과거 사실을 회상

너 고향에 자주 가던데 집에 무슨 일 있니? 

너 그림을 잘 그렸던데 그거 여기에 걸자. 


2.  과거의 어떤 일을 감탄하는 의미

그 사람은 집에 있던데. 

그 사람 참, 잘 달리던데! 



가끔 지적하기도 하지만 여전히 안 고쳐진다. 언어는 역시 습관이 중요한 것 같다. 그 외에는 큰 문제가 없어서 대부분 의사소통에 의미를 두고 진행하기로 했다.


나홀로 기차여행

어제 나는 나 홀로 기차여행을 했다고 하니 자세히 알고 싶어 하셨다.

일본도 기차 여행하기 좋으니 당일 기차 여행 한 번 하시라고 하니 좋은 생각이라며 반가워하신다. 지금까지는 친구들과 패키지여행만 해 보셨다고 한다. 혼자 여행을 위해서 건강 관리도 열심히 하시겠다고 하셨다.


어제 다녀온 춘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춘천은 가 본 적 있나요?"

"없어요. 하지만 알아요, 후유노 소나타에 나오지요?"

"아, 맞아요, 겨울연가에 나오는 곳이에요." (나도 까맣게 잊고 있었네.ㅎ 욘사마)


네이버 지도를 보여주며 설명했다.

"여기가 서울이에요. 서울 주변이 경기도입니다. 경기도 오른쪽에 강원도가 있어요.

춘천은 강원도에 있어요. 서울에서 가깝습니다."

"춘천은 KTX를 타고 가나요?"

"아니에요. ITX를 타고 가면 되는데 경춘선 전철로도 갈 수 있습니다."

경춘선 전철을 타고 가면 2시간이면 갑니다. 

춘천의 김유정역에서 내려서 이것저것 구경했습니다.

김유정은 한국의 유명한 작가입니다. 

카페에서 느긋하게 커피도 마셨습니다.

코스모스도 구경하면서 가을을 만끽했습니다.    

기차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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