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부스터 원두에 담긴 작은 우주
커피 원두는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아라비카 원두와 로부스터 원두가 오늘의 주인공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마시는 커피의 원두는 모두 아라비카 원두이다. 높은 고도에서 자란 이 원두는 풍미가 좋고 깊은 맛이 나서 일반적인 카페에서 주재료로 쓰인다
무엇보다 재배하는데 어려움이 있어 사람의 수작업이 많이 들어가는 말 그대로 정성이 담긴 원두이다. 우리가 아는 모든 카페들에서 아라비카 원두를 필두로 커피를 만든다.
그렇다면 로부스터 원두는 어디에 쓰일까? 로부스터 원두는 기본적으로 낮은 고도에서 자라고 아라비카 원두에 비해 비교적 키우기 쉽다. 카페인 함유량이 아라비카 보다 높아 쓴 맛이 지배적이며 주로 값싸게 팔려 한국에서는 커피 자격증을 가르쳐주는 학원에서 주로 쓰이고 동남아의 저렴한 카페에서 많이 쓰인다.
나에게는 바리스타 자격증이 있다. 바리스타 수업 시간에 위에서 설명한 원두의 종류와 쓰이는 곳에 대하여 배웠는데, 유독 로부스터 원두는 차가운 대접을 받는 것 같았다. 그렇지만 나는 로부스터 원두에 애정이 간다. 내 바리스타 자격증 과정을 함께 한 든든한 동반자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로부스타 원두는 바리스타의 스승이지 않을까 싶다. 대한민국 모든 바리스타는 로부스터 원두와 함께 연습하고 로부스타 원두로 인해 자격증을 취득하게 된다. 아라비카 원두를 만지기 위해서 말이다. 그러기에 로부스터 원두는 재배하기 쉬운 싸구려 원두가 아닌 우리나라 카페 흥행의 역사에 이바지하는 카페 사장님들의 든든한 동반자이자 선생님인 격이다.
필리핀에서 어학연수를 하던 중 주말이어서 숙소에서 쉬고 있었는데, 문득 카페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구글 맵을 켜고 카페를 검색했다. 그중 로부스터 원두를 취급한다는 카페를 보게 되었고, 평소 자주 가던 스타벅스와 Coffe Break(필리핀의 유명한 체인점)를 가지 않고 그 카페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곧장 가방을 챙겨 카페로 향했고 다소 쓴 커피와 함께 나온 머핀을 먹으며 글을 쓰게 되었고 이런 글이 탄생하게 되었다.
"세상 모든 것에는 이름이 있고 그 어느 것 하나 가치 없는 것이 없다" 작은 것 하나에도 감사하며 세상 모든 것을 귀히 여기는 우리 모두가 되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