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표 바비큐
2일 차 아침이 밝았다.
아침잠이 없는 어머님 아버님은 조식을 드시고 시장 구경을 다녀왔다 하셨다.
오징어가 귀했어서 가격이 비쌌었다.
첫날 남편이 오징어회 먹고 싶었는데 못 먹은 게 걸리셨던 건지 마른오징어라도 사 오셨다.
이게 부모의 마음인가 보다.
자식이 다 컸어도 결혼을 했어도 먹고 싶어 하는 것 갖고 싶어 하는 건 다 해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
우리는 아점을 먹기 위해 부흥횟집으로 향했다.
물회는 육수를 따로 주셨고, 회덮밥은 밥을 얹어먹으면 된다.
처음에 야채만 주셔서 어떤 게 물회고 어떤 게 회덮밥인지 여쭤봤더니 밥 얹으면 회덮밥이고 육수 넣으면 물회지 하셨다.
맞는 말이다.
어른들 입맛에도 맞았는지 드시는 내내 맛있다고 하셨다.
주차는 어딜 가든 전쟁이라 공용주차장을 이용했고, 도째비골 해랑전망대로 걸어갔다.
근데 왜 도깨비가 아닌 도째비야 했는데 알고 보니 도깨비의 방언이었다.
입장권은 필수구매라 5명 구매했다.
귀여운 도깨비
초입부는 경사가 생각보다 가팔라서 조심해야 한다.
해랑전망대는 사람이 많아 대기후 사진을 찍어야 한다.
바람도 유난히 거세서인지 다리가 살짝씩 흔들렸는데 고소공포증이 있는 남편은 무서워했다.
건설사에서 이 정도 바람은 계산하고 만들었을 텐데 참 겁 많아
그다음으로 간 곳은 천곡동굴이다.
입장료는 어른 5명에 주차 1대 총 21000원을 지불했다.
안전모도 써야 한 데서 으잉 했는데 들어가 보니 왜 써야 하는지 알았다.
허리를 숙여야 들어갈 수 있는 곳도 있었고, 볼거리가 정말 많았다.
특히 방패종유석이 제일 기억에 남았다.
저 무거운 게 떨어질 듯 말 듯 아슬아슬하게 매달려있었다.
광명동굴은 구경하는 내내 시원했는데 천곡동굴은 길이 험해서인지 구경 후 땀범벅이었다.
그리고 박쥐도 살고 있다 했는데 보지는 못했다.
두 번째 숙소까지 시간이 남아 한섬해수욕장 행복한 섬길 에 들렀다.
사람이 많지 않아서 조용하니 파도소리 들으면서 걷기에 너무 좋았다.
하필 둘째 날은 아끼는 신발을 신고 가서 모래사장을 걷지 않았다.
신혼여행 가서 사 온 신발이었다궁
입실 시간이 다가와 골든뷰오션뷰펜션으로 갔다.
여기도 성공이다.
저 멀리 서핑하는 사람들도 보이고 숙소 컨디션도 너무 좋았다.
쉬다가 바비큐를 하러 옥상으로 올라갔다.
어머님표 밑반찬과 아버님표 바비큐
시누가 실론티 먹어보자 해서 구매했는데 생각보다 고기랑 잘 어울렸다.
다 먹어갈 때쯤엔 하늘이 예쁘게 물들고 있었다.
해가 저무는 하늘은 마음을 뭔가 뭉클하게 한다.
매일 똑같이 뜨고 지는 해인데 왜 볼 때마다 느낌이 다를까
아버님은 피곤하다고 먼저 주무셨고 우리는 또 달렸다.
시누와 주량이 잘 맞아 모이면 재밌다.
다음날은 모두가 피로에 쪄들어 집으로 향했다.
처음 시댁식구들과 여행 간 거라 실수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걱정이 많았지만 친정식구들과 여행하던 그때와 차이가 없었다.
어른들도 만족한 여행이라 다녀온 뒤 마음이 편했다.
첫 가족여행 성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