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세주의 철학자 쇼펜하우어
인생의 목적은 고통이다
그것이 아니면 살아갈 이유가 없다
그의 저서 인생론에서 말했다
비관적이고 염세적인 그의 관점이지만 그는 그만큼 고통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해왔다
우리 현대인의 삶은 알게 모르게
어쩌면 누구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은 고통을 누구나 하나 즘은 갖고 산다
너무 고통스러워 빼낼 수도 없는 상처 하나씩은 누구에게나 있다
그것이 가벼운 것이든 치명적인 것이든 건드리면 사시나무 떨듯 떨리는 아픔이 누구에게나 있다
그런 요즘 아니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러한 고통을 외면하고 회피하려 할 것이다
그러나 쇼팬하우어는
어쩔 수 없이 일어나는 것들을 똑바로 바라볼 용기를 가질 때 그러한 태도가 우리에게 위로를 줄 것이고 운명을 받아쓰기하듯이 받아 적을 때 우리에게 평화가 온다고 했다
이것은 니체의 아모르파티와 비슷하다
자신의 운명 앞에 좋은 운명이든 불운의 운명이든 그것을 그저 즐겨라
amor fati
love fate
어제 나에게 한 분이시지만
3시간이 걸리는 민원업무를 맡아서 했다
진이 다 빠질 정도로 힘들었지만 내일 또 그분의 배우자분이 똑같은 업무로 올 것이라고 암시해주었다
나는
이거 다른 곳에 가서 해도 되긴 하거든요
라며 유인했지만
그래도 하셨던 분에게 믿고 맡길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러면 어쩔 수없죠 제가 선택을 막을 수 없으니까요
오늘 그분의 배우자 분이 올 걸 알면서도 다른 직장동료에게 그 업무를 넘기지 안고 그저 내가 처리하겠다고 마음먹었다
어차피 하셨던 분이라는 게 나니까 내가 해야겠다고 그 고난 오는 거 피하지 않고 그저 사랑하겠다고
고난을 나의 일부로 받아들이겠다고
쇼팬하우어는 동양종교 철학에 정통하여 윤회적 마인드를 품고 있었고 힌두교적 범신론적 생각을 갖고 있었다
이런 생각은 서양문화권에서는 굉장히 신선한 충격이었다
인간 이외에 모든 것에 신성이 있다고 믿는 범신론, 인간이 죽고 나서 다른 생명체로 태어난다는 윤회
그렇기에 쇼팬하우어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고난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고통받더라도 죽더라도 다시 태어나면 그만이라는 어떤 깡이라고 해야 될까 혹은 야수의 심장이라 해야 될까 싶다
그래서 되려 세상일에 당당해진 것이다
죽음도 고난도 초월해버리니까 나머지 일들을 너무 가벼운 것들이 되어버린 것이다
쇼팬하우어는 자신이 특별한 존재라는 개별적 자아를 부정했다
개별적 자아들이 다른 생명체들과 연결되어있다고 믿었고
그렇기에 개별적 자아가 무너지고 부서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그리고 타인의 자아에 대한 고통을 함께 느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인지 쇼팬하우어는 이기심은 나쁜 것으로 보았다
개별적 자아를 지키려는 것 그러한 집착은 스스로를 족쇄에 가둔다고 생각했다
이게 말이 쉽지
성인군자도 그건 힘들어 보이긴 하나
늘 그렇듯 그러한 방향성을 갖고 산다면 우리의 삶은 많은 것이 바뀔 것이다
또 개별적 자아는 고통을 감내하기 어렵기에
타인과 고통을 나누는 것을 이야기한다
-쇼팬하우어의 “의지와 표상의 세계” 중-
예전에 엄마가 나한테 이야기해주었다
엄마는 쇼팬하우어를 아셨는지 모르셨는지 모르겠지만
사람과 이야기를 하면 정말 그 사람의 말을 진심으로 들어주면 그 사람 위 마음이 나에게 타고 넘어온다고 마치 하나의 연결된 나무처럼 좋지 못한 생각은 그것대로 내게 영향을 주고 좋은 생각은 좋은 생각대로 영향을 주고 그것이 나의 마음에 타고 들어온다는것이다 그래서 마음을 묶기도하고 풀어주기도 한다는 것이다
인간은 따로 객체화될 때 다가올 고통에 두려워하며 모든 기능이 마비되지만
우리가 우리 주변의 자연을 하나로 연결되었다고 생각할 때
우리는 우리에게 올 고통을 그저 받아들이고 다른 자연들이 그러한 고통과 인고의 시간을 겪는 것을 보며 우리도 그 고통을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이다
나의 개별성을 포기하게 되면
내가 자연의 일부로 돌아가게 되고
자연에서 발생하는 모든 것이
마치 내가 직접 일어나는 것처럼 느껴지게 된다
바람이 불어서 내 얼굴을 만져줄 때
나 또한 그 어떤 평안함을 느끼고
푸른 나뭇잎을 바라볼 때 그것의 푸르름에 나의 마음 또한 자라고 나의 마음이 달려 나갈 것만 같다
그건 자연의 그 어떤 지저귐과 내가 서로 교감하고 서로 하나 되는 느낌일 것이라는 게
쇼팬하우어의 생각이다
그렇다고 내가 죽음을 즐기고 고난을 차마 시듯 당연시 여긴다는 것은 아니다
당연히 피하고 싶겠지만
인생은 그렇게 우리를 쉽게 놓아주지 않는다
우리의 마음을 자연과 교감하고 자연과 하나되어 우리의 개별적 자아를 내려놓으면 거기서 오는 평화가 찾아온다
그래서 사람들이 그렇게 자연을 바라보고
동물식물을 바라보며 위안을 삼는 것은 아닐까 싶다
그저 흐르는 강물만 바라봐도 끝없는 지평선의 공원을 바라보면 나도 모르게 편협했던 나의 마음이 녹아내리는 것만 같을 것이다
예전에 대학교 때 친구가 나 보고 들꽃 같다고
어디에 있어도 어울릴 것만 같다고 늘 편안하다고 했었는데
그 친구는 산문보다 운문을 더 좋아했었는데
사실 난 이 별명이 좋다
나도 쇼팬하우어의 사유 속에서
나 자신을 내려놓고
하찮은 들꽃 같을 때 하루에 있던 무거운 일들을 자연에 내려놓는 것 같은 순간이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