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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진 Oct 01. 2022

실례지만, 제가 좋은 직장 동료가 될 수 있을까요?

갓 1년 차 신입사원의 이야기-1

오늘도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는 곳으로 출근해야 한다.

불행 중 다행인 건 코로나로 인해 인원을 대폭 감축하더니, 오피스를 줄여버려서 내가 앉을자리조차 없다는 것이다.

회사 입장에서 가성비가 쏠쏠한 나는, 다행히 정리해고 대상에 들어가지 않았다.

코로나가 발생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경제를 살리겠다고 돈을 풀어대는데,

소비자들은 돈을 쓰고 싶어도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 발생했다.

덕분에 물류비는 입사 시점 대비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높으신 분들의 마스터플랜 하나하나가 내 목숨 줄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사회라는 정글에 나와 한 마리의 병정개미처럼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이면서 알게 됐다.


안도의 한숨도 잠시,

재택근무를 하든 회사에 나가든 한번 감축된 인력은 좀처럼 보충되기 힘들다 보니,

아이러니하게도 업무량은 폭발적으로 늘었다.

모든 업계에서 구인난이라고 소리치는 데다가,

뉴스에서는 연일 기간산업보다는 돈을 더 많이 주는 직종에서 구인난이라는 보도를 발행하니,

회사에서는 예전처럼 중고 신입 수준의 경쟁력 있는 신입들을 값싸게 데려와서 부릴 수 없게 됐으니까.

상황이 이렇다 보니, 회사는 경쟁사나 물류업무를 하던 고객사 측에서 인력을 빼오려고 혈안이 되어있다.


하지만 모든 회사가 똑같은 상황에서 서로의 인력을 빼가느라 바쁠 뿐,

밑 빠진 독에 물을 가득 채우기는 한동안 그른  같다.

전설처럼 들려오던 10년에  번씩 돌아오는 싸이클의 시작인지, 아니면 반짝인지   없지만,

당장 학자금부터 틀어 막아야돼는 나에게 중요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며 컴퓨터를 켰다.


오늘도 하루를 함께 해야 하는 팀원들에게 씩씩한 명랑한 척 나를 속이며 밝게 인사를 건넸다.

다행히 들어와 있는 건 언제나 무심한 김 과장과 나뿐이었다.

적어도 김 과장은 귀찮게 말을 거는 사람은 아니니,  정도면 하루의 시작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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