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의 애물단지가
엄마
그 곳은 지내기가 어때?
좋아하는 화분속의 풀때기가 많나 꽃이 많으려나
엄마같은 사람은 살았던 대로 그런 삶을 또 사는 거야
아니면 그냥 하늘을 누비며 한 자리 하게 되는거야
꿈에서 경비행기 조종을 하면서 하늘을 날며 날 태워줬잖아
기분 좋아?하하 엄마 잘하지? 라고 물었던 것이 꿈결여서 어렴풋이 기억 나
진짜처럼 날 휘감던 시원한 바람까지.
그 뒤로는 한번도 꿈에 나오지도 않는 걸 보면
나는 분명 엄마가 사람들이 말하는 그 어떤 곳이든 갔으면
한 자리 하며 하고싶은 거 다 하고 있다고 생각했거든
엄마
생각하고 부르기만 해도 목이 메여 잘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
사람의 생애는 남겨진 사람들이 기억을 하지 않으면 끝나잖아
그럼 엄마 생각을 계속 해야하는걸까 그만해야하는걸까
그래도 아직 곁에 있는거라고 믿어도 되는걸까
그런 답이 없는 생각을 해
엄마
떠올리다보면 머리카락을 다 잃고도 예뻤던 동그란 삶은 계란 같은 얼굴만 생각나
그리고 잠만 자고 의식이 없던 희고 희던 눈감은 표정만 기억이 나
분명 건강한 삶을 치열하게 살던 그런 모습을 더 많이 보여줬는데
왜 마지막 모습만 또렷이 기억나고
그 외엔 짧은 편린같아졌을까
엄마는
내가 사주는 족발 한점에, 암에 걸리니 딸이랑 손잡고 산책도 한다던 농담에, 다육이가 틔우는 작은 꽃이나 화분이 피우는 꽃에 , 기분이 좋아 하하 웃던 사람이잖아.
나는 사소한 그런 것에 웃는 엄마가 가끔은 속상했어
명품백에, 으리으리한 집에, 딸이 주는 몇천만원에 기뻐하는 사람이었으면
덜 속상했을 것만 같아.
나는 여전히 동생처럼 열심히 살지도, 야물게 살지도 못해
그냥 살아
근데 하고싶은 건 다 저질러보고 있어
엄마의 어떤 면을 닮은 거는 같아
그 어떤 일이 있어도 버텨대는 것 같은 거 말이야
그래도 사소하게라도 좋은 일이 있으면
엄마가 주는 선물이라고 생각하는 버릇이 생겨 기뻐
엄마가 사소하게 잘 웃던 것처럼.
날씨가 좋아서 하늘이 청명하면 엄마가 웃고 있겠다..라는 생각도 해
모든 걸 다 주려고 애만 쓰던 삶을 떠나
이젠 하늘에서 훨훨 날아다녀
경비행기 운전하게 된 거 정말 정말 축하해
듣고 싶다고 했는데 한번도 제대로 안 한 말 할게
사랑해 엄마
징글징글한 큰 딸일테지만
그래도
또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