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삶➂ 사람의 아픔도 진주가 될까

눈물은 그냥 물이던데요

by 도씨


사람은 아프면 , 상처가 깊어지면 자주 울게 된다.

나는 특정 눈물 버튼(주로 엄마)이 눌리지 않는 이상 , 눈물이 많지는 않다.

엄마가 돌아가셨을 때도 정작 당시에는 실감이 나지 않아 눈가가 뽀송했고, 추워서 콧물만 흘렸다.

그런데 엄마가 과거가 되고 눈물 버튼이 되자, 어쩔 땐 엄마라는 단어만 봐도 눈물이 주르륵 흐른다.

이상한 사람이다. 아픔에 무뎌져 실감이 늦은 사람같기도 하고.

아무튼,

그렇다. 보통 사람의 아픔은 눈물이 된다.


반면,

조개는 연한 살에 모래나 기생충이 들어오면 그것을 감싸 하얀 진주를 만든다고 한다.

단단한 껍질 안에서, 가장 여린 살로.

작은 조개가 어쩜 그렇게 아픔을 품어낼 수 있을까.


나는 내 친구 지씨성의 피티에게 이 글을 쓰려고 진주에 관해 물었다.

그랬더니 진주를 만들어내는 자연산 진주는 그렇게 많지 않다고 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대부분의 조개는 이물질이 들어면

그냥 뱉어내거나

염증으로 끝나거나

죽어버리기도 해서.


그 답변을 한참 읽고 또 읽었다.

상처를 안고 사는 방식이 사람과 다르지 않아서였다.


연한 살을 가진 사람의 마음 속에 상처가 나면

사람도 그 아픔을 아름답게 승화시켜 성공의 발판으로 쓴다.

그게 아니면 아프다 아프다 말로 뱉으며 상처를 밖으로 밀어내려 애쓴다.

혹은 술 등을 퍼마시고 마음에 염증이 생겨 약을 퍼먹어야 한다.

그게 아니면 상처를 극복하지 못하고 마음이 죽거나, 진짜로 죽어버린다.


그렇다면 사람의 아픔도 진주가 될 수 있을까.

눈물은 물일 뿐이던데. 그리고 꽤 짜던데..


수십년을 살아도 상처로 울다가 못해 진주를 뱉어낸 적은 없으니 조개보다 못한 삶인 걸까?

라는 우스운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나는 사람은 조개처럼 진주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사람 자체가 진주가 되어가는 과정이 상처받는 삶의 대가인 것 같단 생각을 했다.


흑진주의 경우에는 '타히티 흑진주 조개'란 친구가 이물질을 진주로 만드는 과정에서

자신의 외투막에 짙은 색소 세포가 있기때문에 이것이 섞여 ,검은 진주가 된다고 한다.


사람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상처와 불행을 통과하면서 사람은 진주가 된다.

사람 그 자체가 하얀 진주처럼 반짝여지기 위해 그 수많은 것들을 품어내는 것이다.


하지만 진주같은 삶의 사람이 되지 못해도,

캭 퉤 상처 내뱉어버리고 살아도

덧난 상처로 염증을 달고 살아도

결국 죽어버려도


같은 바닷속이다.

같은 세상이다.

자연산 진주가 희귀하듯, 사람이 아름답게 빛나는 일도 쉽지 않을 것이다.

하얀 진주가 되건 검은 진주가 되건 말이다.


상처는 진주가 될 수 없다는 게 결론이다.

하지만 사람은 죽지 않고 살면 언젠가는 진주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어떤가.

하얀 진주, 검은 진주, 그 외의 진주

어떤 색의 사람이 되어 빛날까


나는 진주가 되진 못할 것 같다.

다만 데굴데굴 바닷속을 굴러다니며 살 수 있다면, 그걸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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