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쉐 9주년 축하합니다
10년에서 1년 모자란 시간 동안 마르쉐가 진행되어 왔다.
2021. 10. 10 일요일
인사동 KOTE에서 열린 마르쉐 농부시장은
그 기나긴 시간에 대한 축하와 기쁨이 함께 한 자리였다.
수확의 계절 가을답게 오전부터 마르쉐를 찾는
발걸음들이 분주했던 시간.
콜 체크인과 손소독제를 챙겨서 입장을 한다.
지난번 햇밀장 인터뷰 이후로 또 오랜만에 뵙는
이보은 이사님과 인사를 나누고 스튜디오 달디에서
만들어 주셨다는 9주년 축하 케이크를 만날 수 있었다.
다양한 제철 식재료들을 만나고 농부들과 대화를 나누고
오늘 내 밥상에 올라갈 음식들을 고민하는 시간.
정말 오랜만에 만나는 밀봄숲의 현지 셰프님도 만나고
평창 브레드 메밀의 효주 셰프님도 인사를 나눴다.
우리밀에 대한 사랑을 꾸준히 보여주는 멋진 베이커들.
프레올가에서는 일본 순무를 샀다.
버터에 소테를 해도 맛있고
오늘 나처럼 수프를 끓여도 무척 달다.
비가 부슬거리는 데도 인파들은 점점 늘어났다.
오늘 구입해 온 울타리 콩과 치즈 플로의 소시지,
일본산 순무와 냉장고 안 채소들을 모두 꺼냈다.
치킨 스탁이 있으면 더 좋겠지만 큐브 제품은 거의 사용하지 않다 보니 그냥 채수만으로도 충분하다 생각이 들었다.
겨울이 오는 자락에 소개할 Potee와 비슷한 과정으로 만드는 나의 야채 수프를 소개한다.
재료
양파 1/2 개
당근 1/4 개
샐러리 약간
마른 월계수 잎 2장
소시지 2개
토마토 2개
순무 2개
울타리 콩 1/2컵
표고버섯 2송이
양배추 50g
이 외에도 원하는 채소 모두 추가 가능
간은 소금으로 약간.
소시지의 염도에 따라 간을 본다.
아니 콩을 손질하다가 너무 예뻐 한참을 바라보았다.
뭐든 서양요리는 양파와 샐러리, 버터를 볶으면서 시작한다.
순무는 껍질을 제거하고 4등분으로 잘라 준비한다.
콩과 당근도 투하. 단단한 재료들을 함께 볶는다.
소시지까지 넣고 잘 볶다가
물 또는 치킨 스탁을 더해 푹 끓여준다.
* 양출티처럼 채수 티백이 있다면 함께 넣어 우려 준다.
* 감칠맛을 담당하는 토마토와 표고버섯 투하.
맛의 밸런스는 이 두 가지 재료가 책임진다는 사실.
보기보다는 볼품없는 비주얼이지만
요게 요게 속을 얼마나 따뜻하게 해 주는지.
유난히 힘들고 슬픔이 가득했던 한 주였다.
평생 기억해야 할 고운 얼굴을 마음에 묻고
좋았던 순간들을 오래오래 되뇌어 보기로 한다.
감사한 그 마음을 가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