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 공수工數를 줄이지 않으면 잘할 수 없다

by 김동순


늘어나기만 하는 일을 바로잡기



일 같지 않은 일? 소위 낭비Loss라고 합니다. 실무자들이 겪는 애로사항을 진단해보면 일 같지 않은 일이 의외로 많다고 합니다. ‘왜 그런 일(?)을 하는지 모르겠다’라는 것이지요. 일에 목적이 없다는 뜻 아니겠습니까? 일방적으로 지시를 받은, 그것도 아무런 설명 없이 상사가 툭 던진 것도 있을 것이고, 벌써 퇴사한 담당자들로부터 시작해서 오랫동안 (그저) 해 왔던 업무도 있을 겁니다. 그 밖에도 이런저런 일에 파묻혀 온종일 열심히 컴퓨터 자판을 두들기고, 숫자 자료를 끝없이 정리하곤 합니다. 사람이 일의 주체가 아닌지는 꽤 오래되었습니다. 아주 가끔 눈이 번쩍 띄는 좋은 일이 있지만, 정말 어쩌다 한 번입니다.


사무실에서의 일은 중간중간에 업무를 털어내지 않으면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사무실의 일이라는 게 현장에서 뭘 조립하듯이 눈에 보이는 일도 아니고, 업무를 처리하는 시간도, 생각해야 할 시간도 필요하고, 이것이 사람마다 다르니 딱 얼마큼의 시간이라고 정하기 곤란합니다.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아마도 이런 특성 때문에 일이 넘치는지, 여유가 있는지는 그 일에 경험이 많지 않으면 정확히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업무나 사무가 계속 증가하면 절대 소요시간이 증가하게 되고, 이렇다 보면 업무나 사무를 쳐내기만(?) 할 수밖에 없습니다. 실수나 오류가 없다 해도 ‘효율’이나 ‘생산성’ 즉, 어제보다 나은 오늘,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상상할 수 없고, 동기부여는 꿈도 꾸지 못합니다. 이쯤 되면, 회사의 창의적인 분위기는 싹을 틔우지 못하고, 직원들은 그야말로 기계의 부속품처럼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일하는 모습에서 진정한 삶의 의미를 찾기는 어렵습니다. 이런 직장 생활을 바랐던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을 것입니다.


이렇다면, 방법을 찾아 조직 전체가 이 곤경을 뛰어넘어야 합니다. 비정상이기 때문입니다. 말도 안 되는 상황인데, 다들 이렇게 사는 거라고 합니다. 단지, 그놈의 목표, 성과지표에만 목숨을 걸고 말입니다. 아니! 목표하고 성과지표가 직장의 전부는 아니잖습니까? 해결을 위해 누구 한 사람, 어느 부서만 추진할 일은 아니고, 가능한 부서 전체가 함께 고민하고 움직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여기서 잠깐, 공수工數라는 용어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공수란, 몇 명의 인원이 몇 시간 동안 해야 하는 일인가를 숫자로 나타낸 것입니다. 한 사람이 10시간 할 일이면 10인시人時, ManHour라고 합니다. 이 일을 2시간에 마치려면 10인시÷2시간=5인처럼 계산을 할 수 있듯이 일의 양, 부하량을 숫자로 표현하여 더하기, 빼기, 나누기, 곱하기를 편하게 해서 일의 양을 적합하게 처리하도록 하는 단위입니다. 물론, 벽돌 쌓기도 아니고, 개수個數 세기도 아닌 사무실의 일이니까, 사무처리의 공수가 계산이 딱딱 맞아떨어지지 않을 겁니다. 그러나, 사무의 양을 이처럼 공수의 개념으로 계산할 수 있어야 합니다. 가능합니다.


우선, 사무실에서 하는 일을 주의 깊게 관찰하여 (공수로 계산하여) 쓸데없는 일을 많이 줄여야 합니다. 더 적극적으로 일 자체에 대한 관찰과 개선의 노력을 하기 위한 4단계 절차를 소개하겠습니다.


1단계는 ‘업무재고조사業務在庫調査’입니다. 회사의 물건에 대해 재고 실사를 하듯 각자가 무슨 일을 얼마나 하고 있는지 파악해 봅니다. 월 단위로 정리해 보는데, 본인이 업무를 늘어놓고 일, 주, 월, 분기, 반기, 년으로 주기周期를 표시하고 매일, 매주, 매월 업무는 그대로, 분기나 반기, 연간의 업무는 월 단위로 환산하여 소요시간을 분分 단위로 조사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정리해서 숫자로 나타내 보면, 의외로 근무시간에 비해 업무시간이 남는 것으로 (엄청나게 일에 바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계산될 때가 있습니다. 오히려 이것이 정상입니다. 생각하는, 준비하는 시간 등이 포함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떤 이는 숫자를 불려서 정정하기도 하는데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아무튼, 정상적으로 소요되는 시간을 가능한 한 정확히 산정하여 써넣습니다.


2단계는 그 시간의 30%를 잘라내는 것입니다. ‘강제적으로!’ 해 봅니다. 될까 안 될까 두려움이 있겠으나, 무슨 일이 있어도 30% 이상을 “Cut” 하도록 합니다. 앞으로는 절대로 안 한다! 입니다. 이런 각오와 지침 없이는 업무나 사무를 줄일 수 없습니다. 만약에, 정말 만萬에 하나, 큰 문제가 생길 것으로 확실히 예상했고, 실제로 발생하면, 그때 가서 다시 하면 된다는 배짱을 갖고 해 봅니다. 사실 그럴 일은 별로 없습니다. 관습이 문제입니다. 실무자가 망설이겠지만, 상사가 적극적으로 지도하면서 결정해주면 더 효과적입니다.


이 과정은 ‘목적이 없는’ 업무나 사무를 제거하는 것이지, 담당자가 쓸데없는 일을 하고 있다는 지적과 야단을 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목적이 있는 업무만 남기고 목적이 없는 일들을 싹 제거해버리는 중요한 단계입니다. 법에 따라 시행하는 업무는 그대로 둡니다.


3단계는 “반半, 1/2으로 하라!”입니다. 사무의 시간, 양, 빈도, 문서양 등등을 모두 반으로 줄이는 겁니다. 매월 하던 것을 두 달에 한 번으로, 10명이 참석하던 회의를 5명으로, 30페이지 자료는 15페이지로, 2가지 회의는 통합해서 하나로 재설계하는 것입니다. 이미 1단계에서 목적이 없는 것은 모두 제거했으니, 이 단계로 들어온 업무나 사무는 목적이 있는 것이고, 그 목적을 살리면서 효율성을 검토하는 단계입니다. 이 단계에서도 ‘한번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반감시키는 의지가 중요합니다. 역시, 실행해 보고 도저히 안 되겠으면 원래대로 돌아가면 됩니다.


안 된다는 염려를 하지 않기 바랍니다. 단순히 반감시키는 것이 곤란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땐, 해당 업무나 사무를 사람의 공수가 아닌 기계의 공수로 즉, 전산화나 자동화하는 것을 검토합니다. 이것도 곤란하면, 아웃소싱Outsourcing으로 뺄 수 있는 것은 비용이 들더라도 더 효용성이 있으면 그렇게 하도록 적극적으로 검토합니다.


4단계는 표준화, 규정화하는 단계입니다. 사람이 하는 일이니까 각자 알아서 잘 챙기자고만 해서 되는 것이 아닙니다. 필요한 것은 표준을 만들어, 규정으로 해 놓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켜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야 원래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문서로 거창하게 잔뜩 만들지 않아도 서로 알고 지킬 수 있을 정도로 일상화되도록 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위와 같이 4단계로 차분히, 일정 기간 집중해서 요령껏 진행하면 공수 즉, 일의 양은 상당히 줄어들게 되고 새로운 분위기로 바뀌게 될 것입니다. 일 년에 한 번씩이면 좋지만, 최소 이년에 한 번씩 위와 같은 절차를 반복하면 더 좋습니다. 물론 처음 할 때보다 두 번째는 더 쉽고 빠르게 할 수 있습니다.


업무 개선의 유지는 꼭 표준화로만 끝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아래의 두 가지는 조직의 리더가 유의해야 할 사항입니다.


첫째, 위의 단계를 거쳐 정규적으로 반복되던 업무의 양을 가용可用 시간의 80% 정도로 맞추도록 해야 합니다. 20%는 여유Buffer로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신규 발생 업무나 특별한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둘째, ‘업무 총량제’라는 기준도 가지고 운영해야 합니다. 쉽게 말해서, 업무나 사무가 새로 발생하게 되면, 그만큼의 부하시간만큼 기존 업무 중에서 제거하도록 한다는 개념입니다. 이렇게 견제하고 유지하도록 늘 관리하도록 합니다.


바쁘게 일하는 게 나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왜 바쁜지? 목적은? 의미가 있는 일!을 하고 있는지? 관찰하고 파악하여, 하지 않아도 될 일을 없애는 것이 일을 만드는 것보다 몇 배 중요합니다.



하나의 일을 더 하기보다 하나를 빼는 것이 조직을 건강하게 합니다

Investigation → Cut 30% → Divide 1/2 → Standardiz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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