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 퇴사 하려나? 그의 태도

by 김동순


영혼 없는 대답 “네”

건성건성



사직서에는 퇴사의 사유를 표시합니다. 권고사직의 경우도 있고, 전직, 개인 사정, 학업, 유학, 결혼, 출산, 육아, 가업 승계, 창업 등등 실제 그렇든, 두루뭉술하게 적당히 써넣든 나름의 이유를 밝힙니다.


회사를 그만둔다는 것은 본인이나 회사나 심각한 일입니다. 그가 사직서를 들고 오면, 경영진은 채용 때 보다 더 진솔한 대화를 해야 합니다. 그 순간 그는 회사와 이해관계를 상당히 끊어내었기에 거침없이 말할 수 있습니다. 꼭 들어야 하고, 잘 들어야 합니다.


직원들과 일하다 보면, 왠지 느낌이 이상한 직원이 보입니다. 그리고 며칠간 집중해서 관찰해보면 조짐이 보입니다. 3가지 정도로 정리해 봅니다.


첫째, 일을 지시하거나 미팅하는 동안, 반대 의견이나 애로사항을 적극적으로 내어놓지 않습니다. 평소 같으면 그렇지 않은데, 대화에 집중하지 않고, 영혼 없이 ‘네’란 대답을 반복합니다. ‘No’가 거의 없습니다. 지금의 일은 뒤로 미루고, 나중의 일은 고개를 끄덕입니다. 의견의 표시가 긴가민가합니다.


둘째, 말수가 적어지고, 행동이 느립니다. 또한, 미팅 참석을 피하고, 회의하자는 말도 줄어듭니다. 사사로운 뭔가를 물어보면 이야기가 짧습니다. 생각이 많다는 것이겠지요. 본인의 생각이 많으니, 아무래도 업무는 소극적으로 바뀝니다. 뭐라고 피드백해도 별 반응이 없습니다.


셋째, 갑자기 동료들과 회사 걱정을 진지하게 합니다. 이런저런 상황을 따지며 회사가 점점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 뭐 이런 것들입니다. 그러나 사실은, 본인을 걱정하는 것이고, 동시에 퇴사에 대한 본인의 의도가 옳은 결정이란 확증의 단계에 들어선 것입니다.


그래서, 이런 조짐이 있는 사람들과 끝내 사직서를 들고 온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하면 대개 4가지 정도의 퇴사 사유가 있습니다. 단순히 ‘불만’이라고 하지 않고 ‘문제’라고 하겠습니다. 본인이 기대하는 것과 현실의 차이, 그 차이에 대한 의견이기 때문입니다.


첫째, 인사나 급여에 대한 문제 제기입니다.


연봉제든, 호봉제든, 연봉제와 호봉제의 혼합형이든 결국은 승진과 급여 인상이 공정하지 못하여 상대적으로 피해를 봤다는 것입니다. 흔한 말로 인사와 급여엔 모두의 만족이 없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피해를 본 사람이 늘 침묵하지는 않습니다.


직위나 직책, 직급, 연봉이 단순히 자리의 위계를 매기고, 월급의 숫자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지키고 싶은 자신의 가치’이기에, 회사가 판단하는 가치와 불일치에 대한 문제 제기입니다.


따라서, 평가에 관한 과거의 형편과 까닭을 잘 들어보고, 확인해봐야 합니다. 만약, 불공정하였고, 그에 따른 피해가 실제 있었다면, 그 정도에 따라 즉시 조정하거나, 정기 인사 시 조정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면, 그의 요구를 수용하는 것이 불가함을 결정하고 퇴사를 승인해야 합니다.


둘째, 담당 업무와 업무 부하에 대한 문제 제기입니다.


누가 무엇이라 위로해도, 그는 지금 하는 업무가 싫습니다. 지금까지 일 년을 했지만, 하루하루가 똑같은 사무입니다. 도대체 왜 이 일을 사람이 하고 있지? 내가 이런 일을 하려고 어렵게 공부하고 아슬아슬한 면접을 봤는가? 부득이 그렇든, 아직 전산화하지 않아서 그렇든, 그 사람의 경력과 역량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가치 없는 사무를 반복하는 경우입니다.


또한, 거의 넉 달째 특근하고 있는데, 휴일에 쉬어 본 것도 한 달에 하루였답니다. 심지어 명절 공휴일 사흘 중 이틀을 출근했답니다. 아직 채용되질 않아서 혼자서 일을 막아내고 있습니다. 일을 의뢰한 부서는 사정을 알면서도 잔뜩 짜증 섞인 독촉을 해댑니다. 도대체 내가 뭘 잘못했는지, 정말 화가 난다고 합니다.


사정이 위와 같다면 직무 전환을 해 주어야 합니다. 과도한 특근과 잔업을 해소하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충원을 해야 하고, 그런 노력에 관해 알려주어야 합니다. 절대 그냥 두어서는 안 됩니다. 이 문제는 더 큰 문제로 터지기 일보 직전입니다. 이제는 경영진이 나서서 서둘러 해결해야 합니다. 안 되는 게 아닙니다.


셋째, 사람 관계의 문제 제기입니다.


상대방의 무관심, 무대응, 언어폭력, 짜증, 견제, 성희롱 등등 본인이 불쾌감에서 치욕까지 감당해야 하는 감정들입니다. 이런 감정은 ‘상대방’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사실 확인을 해야 합니다. 확인된 사실에 따라 임원들과 의논하여 결정합니다.


그런데, 유독 사람 관계를 힘들어하고 못 견디는 직원도 몇 있습니다. 회사란 곳이 본인이 힘들다고 징징거릴 때마다 위로해주고, 치료해주는 곳이 아닙니다. 어느 정도는 본인이 해결해야 합니다. 살펴서 그가 원하는 적절한 조치가 가능하면 좋겠지만, 결국 대부분은 다른 사람 탓하고 그만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사람은 잡을 필요가 없습니다.


넷째, 그냥 이 꼴 저 꼴 다 보기 싫은 경우입니다.


출근부터 퇴근까지 회의고, 보고고, 결재고, 뭐고, 분위기까지 다 싫은 겁니다. 특히 리더를 싫어합니다. 이 정도면 사실 어찌할 도리가 없습니다. 행복하려고 회사에 출근하는 건데, 직장이 지옥이고 업무가 불행입니다. 이런 사람은 얼른 놓아주어야 합니다.


이렇게 사람마다 이유가 있습니다. 경영진이 잘 헤아려서 좋은 결정을 해 주어야 합니다. 조건이나 여지가 없는 ‘결정사항을 통보’해야 합니다.


그러나, 꼭 붙잡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행동이 바른 사람, 기술이 뛰어난 사람, 고객과 동료로부터 칭찬받는 사람, 가끔은 새로운 일을 시도하는 사람, 특히 경영진을 잘 보좌하는 사람입니다. 상식적인 이야기입니다.



아무래도 살짝 표시가 납니다

어떻든 그를 만나봐야 합니다

말은 하고 살아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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