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영화] 당신의 벨 에포크

당신의 돌아가고 싶은 벨 에포크는 언제인가요?

by 아티완두
common.jpeg 영화 <카페 벨 에포크> 포스터

인간에게 시간은 잔인하다. 왜냐하면 우리는 현재를 살면서 과거를 기억하고 미래를 기대하지만, 과거는 덧없고 미래는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그런 생각이 들 때면, 스스로 질문하게 된다.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어떨까?


시간이 흐르면 상황도 변한다. 젊을 때 누구보다 사랑한 사이였지만, 아내는 만화가 남편의 무능함에 질렸고 남편은 아내의 무심함이 속상하다. 결국 별거를 시작한 남편은 문득 아들이 자신에게 준 초대장을 상기한다. 그건 바로 시간 여행 초대장.


하지만, 이 시간 여행은 마법을 이용한 시간 여행이 아니다. 당신도 더 젊어지지 않는다. 의뢰받은 장소에 맞춰 세트를 설치하고, 의뢰인이 묘사한 인물들을 배우들이 짜인 대본대로 연기한다. 맞춤형 핸드메이드 시간 여행이라고 할 수 있겠다.

common (4).jpeg 영화 <카페 벨 에포크> 포스터

세트에 들어서자 마치 70년대로 되돌아간 것만 같다. 남편 ‘빅토르’는 지금은 없어져 버렸지만 시간 여행을 통해 다시 만들어낸 카페에 들어가 그가 사랑한 여자를 기다린다.


곧이어, 붉은 머리에 당차고 활발한 여자가 들어온다. 디저트로 삶은 달걀에 설탕을 찍어 먹는 그녀의 특이 취향이 어딘가 익숙하게 느껴지는데, 그것은 빅토르가 의뢰한 다시 보고 싶은 여자는 그의 아내, ‘마리안’이었기 때문이다.

common (1).jpeg 영화 <카페 벨 에포크> 스틸컷

배우가 연기하는 마리안을 보며 빅토르는 다시 사랑에 빠진다. 좀처럼 그리지 않던 만화도 다시 그리기 시작한다. 하지만 동시에 그에게 변화가 생긴다. 처음엔 이 모든 것이 세트이고, 인물들은 배우임을 인지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빅토르는 그것에 대한 인지가 불명확해지며 시간 여행에 계속해서 돈을 지불한다.


그를 보며 ‘향수’의 무의미함과 강력한 힘을 동시에 발견하는 아이러니함을 느낀다. 그는 돈을 아무리 지불해도 그 시간으로 실제로 돌아갈 수 없지만 동시에 그 가상의 세트에 갇혀 쉽게 헤어 나오지 못한다. 과거를 돌아보는 행위를 반복하는 실제의 우리 삶도 그렇지 않을까?


그런 그가 드디어 시간 여행을 그만둔다. 하지만 이번엔 ‘마리안’이 그와 함께 시간 여행을 신청한다. 또다시 빅토르는 카페의 같은 자리에 앉아 있고, 마리안이 걸어 들어온다. 대사를 번번이 틀렸던 배우들과 다르게 마리안은 정확히 상황을 기억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그 과거를 재현하려는 허구가 아닌 현실이기 때문이다.

common (5).jpeg 영화 <카페 벨 에포크> 스틸컷

나이가 든 부부는 과거와 똑같은 카페의, 똑같은 자리에 앉아 똑같은 대화를 나눈다. 마치 시간이 둘에게만 흐른 것만 같이 말이다. 빅토르를 바라보던 마리안은 그를 그리워하는 자신의 마음을 고백한다. 그리고 그 고백으로 빅토르가 시간 여행을 할 이유가 완전히 사라졌다. 그가 사랑할 대상은 과거가 아닌 현재에 있기 때문이다.



common (3).jpeg 영화 <카페 벨 에포크> 스틸컷

상영 시간 동안 70년대의 카페와 호텔, 의상의 연출이 눈을 즐겁게 한다. 영화의 아름다운 장면들은 살아본 적 없는 시대에 대한 향수를 느끼게 할 정도이다. 우리는 과거를 늘 미화해 기억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 점에서도 이 아름다운 연출이 탁월했다. 기억 속 아름다운 그때를 재현하라 한다면 누구나 실제보다 아름답게 지을 것이다.


모두들 그렇게 아름다운 추억에 기대어 현재를 살아가고 미래를 꿈꾸는 것일지도 모른다.


아름다운 시대, 벨 에포크처럼 누구의 삶에나 전성기가 있다.


당신의 돌아가고 싶은 벨 에포크가 언제인가요?


출처 : https://www.artinsight.co.kr/news/view.php?no=72108 김은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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