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하루 보내세요

by 티라미수

아침 7시, 출근하려 집을 나섰다.

1층 공동현관을 나와 왼쪽방향으로 짧게 걷다 코너를 돌자마자 경비아저씨를 보았다. 바닥에 쌓인 낙엽을 대나무싸리비로 쓸고 계셨다.


습관처럼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그냥 인사.

경비아저씨도 나에게 거의 동시에 인사하셨다. "안녕하세요" 그냥과는 다른 인사.

습관적이고 사무적이고 무미건조한 예의상 그냥 한 인사. 상대방도 나와 같은 그냥 인사를 건넬 거라는 예상과 달리 어르신은 마음이 있는 진짜 인사를 나에게 건넸다. 순간 부끄러워져 3초간 당황하며 머뭇했다.

그때 아저씨는 "좋은 하루 보내세요" 두 번째 인사를 나에게 건넸다.

'앗, 안녕하세요 말하면서 그냥 걸어가는 상황까지만 생각했는데, 계획에 없던 좋은 하루 보내세요 인사까지 주셨네 난 어르신께 뭐라 인사드려야 하지'

"네.. 감사합니다.." 부자연스러운 들릴 듯 말듯한 목소리로 끝을 흐리며 대답하고 짧게 고개 숙인 후 가던 출근길을 다시 나섰다.


아저씨가 나에게 건넨 '좋은 하루 보내세요'가 어떤 의미와 마음을 담고 있었는지 나는 모른다.

진짜 푸근한 마음에서 나온 말인지, 입주민에게 그냥 건네는 형식적인 인사인지,

그런데 나에게는 달리 들렸다. '요즘 힘들지, 근데 지금도 잘하고 있어. 그러니까 너무 우울해하지는 말어. 몸 상해. 그러지 말고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


우울함이 10% 사라졌다. 고작 10%가 아닌 10%나 사라졌다. 내가 숨 쉴 수 있는 공간이 드러날 수 있는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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