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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향기 Apr 20. 2022

역시 자꾸 배워야 합니다

<늙지 않는 뇌>를 보고

며칠 전, 카카오톡 그룹채팅에서

대학교 시절 친한 친구 A가 요즘 외발 자전거를 배우고 있다며 사진을 보내왔습니다.

마스크를 쓰고 체육복, 운동화 차림에 균형을 잡느라 오른팔은 옆으로 들고

왼팔은 강당 벽에 올록볼록한 부분을 잡으며 자세를 신경 쓰는 모습이 집중한 듯했습니다.

처음에 균형 잡는 게 생각보다 어렵고 며칠 더 타면 두 손을 놓고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합니다.

재미있어 보였습니다. 저는 대학생 같다고 하며, 자꾸 배워야 된다며 멋지다고 칭찬을 해주었습니다.

또 다른 친구 B는 저글링도 배워야 하는 것 아니냐며 농담을 띄웠는데…

다른 친구 C가 오렌지를 들고 진짜 저글링 하는 동영상을 띄웠습니다. 신기합니다. 언제 배운 건지…

B는 이제 외발 자전거만 배우면 되겠다며 또다시 농담을 합니다.

역시 직장인이 되어 일을 하고, 육아를 하면서도 무엇이든 계속 배워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늙지 않는 뇌>에서도 이와 관련된 내용이 나왔습니다.

노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병은 무엇일까요?

2017년 보건사회 연구원의 결과에 따르면 1위는 치매였다고 합니다.

치매…

노인에게 주로 나타나고 뇌와 관련된 병인데요.


네이버 국어사전에 따르면,

치매란 대뇌 신경 세포의 손상 따위로 말미암아 지능, 의지, 기억 따위가 지속적, 본질적으로 상실되는 병. 주로 노인에게 나타난다 라고 나타나 있습니다.


대뇌 신경 세포가 손상되면 지능이나 의지, 기억력 등이 떨어질까요?

영상에서는 새로운 내용을 담고 있었습니다.

1985년 뇌 노화 연구를 위해 가톨릭 수녀들 678명을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지능검사를 측정하였다고 합니다.

이 중에서 베르나데트 수녀는 85세에 심장마비로 사망하였지만 가장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다고 하는데요.

사후에 이 수녀의 뇌를 열어보니 알츠하이머의 표식인 플라크가 잔뜩 끼어 있었다고 합니다.


위키백과에 따르면

알츠하이머병은 치매의 가장 흔한 형태이고 75%의 치매 환자가 알츠하이머병이라고 합니다. 현대 의학에서는 치료할 수 없는 질병이고, 유전적 요인, 두부 손상, 우울증, 고혈압 등에 의해 발병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베르나데트 수녀는 알츠하이머병 6단계로 가장 심각한 단계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인지 능력이 뛰어났다고 하는데요.

이게 가능할까요?


베르나데트 수녀가 소속된 노트르담 수녀회의 대부분은 90세 이상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들은 일반인보다 치매나 뇌 질환을 앓는 경우가 드물었다고 하는데요. 틈나는 대로 퀴즈 시합, 토론, 일기 쓰기 등을 하며 평생 부지런하게 뇌를 사용한 것이 비결이라고 합니다.


‘역시 자꾸 배워야 합니다 ’


올해 103세 철학자 김형석 교수의 강연을 *튜브에서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기억에 남는 내용 중에 나이가 들어 친구들과 사람이 몇 세에 철이 드는가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60세가 아닌가 하는 결론을 내렸다고 합니다.

그리고 퇴직을 하고 나서도 일을 멈추지 말고 부지런히 무엇인가를 배워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던 게 떠오릅니다.

30~40세가 아니라 60세라고 얘기하는 부분이 재미있었습니다. 먼저 인생을 살아보신 분이 60세라고 하니, 아직 저는 철들려면 멀었다는 생각에 웃음이 났습니다.


영상에서는 2022년 독일 하이델베르크 대학에서 발표한 연령별 뇌 정보 처리 속도가 나왔습니다.

30살까지는 연령별 뇌 정보 처리 속도가 계속 증가하다가 이후 60세까지 거의 일정하게 유지된다고 합니다. 이것도 60세라고 하니 우연의 일치인가요.


2021년 미국과 포르투갈 공동 연구진이 발표한 노화와 뇌에 대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나이가 들어도 오히려 더 좋아지는 뇌 기능도 있다고 합니다. 새 정보를 처리하는 3단계 뇌 네트워크는 경보, 지향, 실행 억제가 있습니다.


경보,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는 것.

지향, 뇌의 관심을 특정 공간 위치로 이동시키는 것.

실행 억제, 뭔가에 집중하기 위해 산만한 정보 등을 차단하는 것.


이 중에서 경보는 나이가 들면서 아무래도 기능이 약해진다고 합니다.

하지만 선택적 집중을 전제로 한 수행능력인 지향, 집중력 분산을 전제로 한 수행능력인 실행 억제는 오히려 좋아진다고 합니다.


운전 중을 예를 들어 분석한다면,

나이가 든 사람은 교차로에서 다음 신호에 대해 반응할 준비를 하는 경보는 떨어집니다.


하지만 보행자 출현  예기치 않은 움직임에 주의를 돌릴  작동하는 지향, 새나 광고판과 같은 것에 눈길을 주지 못하게 하는 실행 억제.

이 둘은 오히려 좋아진다는 것입니다.


신기했습니다. 나이가 들면 아무래도 운전하기 어렵지 않나 하는 상식을 깨트리는 연구결과였기 때문입니다.


바버라 스트로치는 [가장 뛰어난 중년의 뇌]에서 “늙었다는 이유로 뇌 기능을 향상할 수 없는 일은 결코 없다”라고 했습니다.


뇌가소성의 의미를 떠올리게 합니다.


지식백과에 따르면,

우리 뇌에는 수많은 뇌세포가 있는데 뇌세포의 일부분이 죽더라도 재활 치료를 통하여 그 기능을 다른 뇌세포에서 일부 대신할 수 있게 되는데 이를 뇌 가소성이라고 합니다.


나이가 들어 치매에 걸리지 않을까 걱정하기보다는 무엇이든지 자꾸 배워서 우리 뇌를 사용하면 좋겠습니다. 독서, 토론, 논술, 운동, 퀴즈, 일기, 취미 활동 등 관심이 가는 부분부터 시작해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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