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에 방어막을 입는다.

by 담빛노트


까치 까치 설날은 오늘이다.

설날은 떡국과 함께

잔소리도 곁들여 나오는 날이다.


어렸을 때의 나는

그 잔소리가 그렇게 싫었다.

명절이 반갑기보다

평가받으러 가는 날 같아서

괜히 발걸음이 무거웠다.


“요즘은 뭐 하니.”

“앞으로 계획은 있니.”

“남들만큼은 해야지.”

그 말들이 꼭 틀린 건 아니었지만

그 말들 속에서

나는 자꾸만 작아졌다.


아마 그 시절의 나처럼

아무 준비 없이 본가에 갔다가

떡국으로 배는 채웠지만

잔소리 몇 숟갈에

마음이 허기져 돌아오는 이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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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이 끝났는데

괜히 기운이 빠지고,

괜히 나만 뒤처진 사람처럼 느껴지는 날.


그래서 생각했다.

설날에는 보이지 않지만

꼭 챙겨야 할 것이 하나 더 있다.


바로, 나를 지켜줄 방어막.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용기,

짧게 웃고 넘길 수 있는 여유,

그리고

“저 말은 그 사람의 기준일 뿐”이라고

스스로에게 말해줄 단단함.


올해 설날에는

떡국 한 그릇 먹으며

내 마음까지 내어주지는 말자.


채우되

자존감까지 퍼주지는 말자.

한복 대신,아니 한복 위에

조용히 방어막 하나 걸치고 가는 사람들을 위해

몇 가지 마음 정리를 적어보려 한다.


Q : 요즘 뭐하니? (속뜻 : 안정적이니? 잘나가니?)

A : 요즘은 00쪽으로 준비하면서 배우는 중이에요.

Q : 그럼 고모는 요즘 뭐가 재미있으세요? (질문을 부드럽게 환승)


Q : 결혼 언제할거야? (남들 다하는 데 너는?)

A : 인생 큰일은 서두르지 않으려고요.

A : 저는 아직업데이트 중이라 출시일 미정이에요. (유머 장착)


Q : 애는 언제 낳니? (가문 이어야지)

A : 그건 저희가 의논 잘 하고 있어요.

A : 이번에 조카가 학교 들어갔다 들었어요. (화제전환)


Q : 살쪘다. 왜이렇게 말랐어? (그냥 할말이 없어서)

A : 명절음식 먹으려고 일부러 비워두었죠.

A : 요즘은 건강만 챙기고 있어요.


Q : 돈은 얼마나 모았니?

A :요즘은 경험에 더 투자하고 있어요.


설명하지 않을것 : 설명은 심문으로 이어진다.

짧게 말한다. : 말이 깊어질수록 약점 노출

웃으며 선긋기 : 감정은 빼고 톤은 낫게

내 자존심을 미리 챙기고 간다. : 상대방의 기준의 질문이지 내 인생의 평가표가 아님을 명심


오늘은 설날이지

인생의 평가날이 아님을..


2026년도 읽고 쓰며 나누는 모든분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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