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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솔바람 May 25. 2022

지진은 스케일 없이 발생한다!

그래서 지진을 예측할 수 없다!

여러분은 최근에 일어났던 우리나라의 강력한 지진을 기억할 것이다. 포항 지진은 2017년 11월 15일 경상북도 포항 인근에서 발생한 진도 5.4의 지진을 말한다. 진앙지는 포항시 북구 흥해읍 남송리로 지표 7km 지점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우리나라에서 지진을 관측한 이래로 2번째로 강력한 지진이다. 진앙지인 흥해읍이 살던 사람의 말로는 건물이 주저앉아 거주할 수 없을 정도라고 한다. 근래에 목격한 강력한 지진인 동일본 대지진은 일본 도호쿠 지방 태평양 해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강력한 쓰나미가 발생하였다. 표 1은 인류가 지진계를 발명한 이후 가장 강력한 지진 5개를 나타낸 것이다. 지금까지 관찰된 가장 강력한 지진은 칠레에서 일어난 진도 9.5의 지진으로 칠레 대지진이다. 2004년에 수마트라섬 인근에서 발생한 인도양 대지진은 진도 9.2 이상이었으며 강한 해일(쓰나미, tsunami)을 일으켜서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 섬나라에 엄청난 피해를 입혔다. 해일에 의한 사망자가 400,000명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 반다아체 지방은 해일로 수많은 사람이 죽었으며 시신을 집단 매장하였다. 지금은 멕시코에서 선교 목사로 고생을 하고 있는 한 목사가 실습 선교사로 반다아체를 방문했을 때 쓰나미로 죽은 사람들을 대규모로 매장한 곳을 보고 놀랐다고 한다. 주검이 너무 많아 숫자를 세지도 않고 매장했다고 한다. 쓰나미로 사망한 사람의 숫자는 정확히 알 수 없고 대략적인 추정치이며 사실 더 많은 사람이 죽었을 것이다. 지진 자체도 무섭지만 쓰나미는 대규모 재앙을 가지고 온다.    

 

            <표 1. 지진계가 발명된 이후 기록한 가장 강력한 지진 5개>

1. 칠레 대지진(The great Chile EQ, Bio-Bio EQ, 1960. 5. 22. Chile Valdivia) 진도 9.5

2. 앨래스카 대지진(1964. 3. 27, Alaska, Prince William), 진도 9.2

3. 인도양 대지진(Indean Ocean EQ, 2004.12.26. Indonesia, Sumatra, Indean Ocean) 진도 9.1

4. 동일본 대지진(Tohoku EQ, 2011.3.11. 일본 도호쿠 지방 근처 태평양) 진도 9.1

5. 캄차카 대지진(Kamchatka EQ, 1952.11.4. 러시아 캄차카) 진도 9.1     


    2011년 3월 11일 금요일 14시 46분에 일본 반도에서 동쪽으로 70km 떨어진 진앙지에서 진도 9.1의 대지진이 발생했다. 진앙지는 수심 29km 지점의 태평양 해저였으며 이 지진은 강력한 해일을 발생시켰다. 2011년 3월 11일 15시 51분에 후쿠시마현 소마시에서 9.3m의 해일이 관측되었으며 엄청난 해일이 내륙으로 휩쓸고 들어와서 사망자 19,689명을 발생시켰으며 쓰나미는 내륙 10km까지 밀려들었다. 이 해일 때문에 일본 후쿠시마현 오쿠마 정에 위치한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 1호~4호기의 외부 전력이 차단되었으며 냉각장치의 고장으로 원자로의 노심 냉각을 유지할 수 없게 되었다. 이로부터 발생한 수소가스 폭발은 격납용기를 파손하고 노심이 용융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것이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폭발사고이며 아직도 방사선 누출을 완벽히 차단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이렇듯 대지진은 많은 인명과 경제적 손실을 일으킨다. 그렇다면 지진은 왜 발생하고 왜 그 발생을 잘 예측하지 못할까? 

[그림 1] 남캘리포니아 지방에서 발생한 지진의 누적 발생비율 대 진도 그림. 진도는 지진에서 발생하는 에너지의 상용로그에 비례한다.


   지진은 지각 판이 운동하면서 서로 맞물려 지각에 변형력이 쌓이다가 변형력이 임계값(critical value) 이상이 되면 지각이 미끄러지면서 에너지를 급격하게 방출한다는 것이다. 지진의 진도와 발생 빈도를 조사해 보면 그 유명한 구텐베르크-리히터 법칙 (Gutenberg-Richter’s law)이 발견된다. 지진의 진도 m보다 큰 지진의 누적 발생 횟수(accumulative occurrence frequency)를 N이라 하자. 이 누적 발생 횟수는 발생한 지진 중에서 진도가 m보다 큰 지진의 횟수를 모두 더해서 누적한 값을 말한다. 그림 1은 1984년부터 2000년 사이에 미국의 남캘리포니아 지방에서 발생한 지진의 누적 발생 빈도수를 지진의 진도에 대해서 그린 그림이다. 누적 발생 횟수에 로그를 취하면 log(N)=a-bm의 법칙을 따른다. 그런데 지진의 진도 m은 그 지진의 발생 에너지 E의 로그 값에 비례한다. 진도 m보다 큰 지진의 누적 발생 횟수와 발생 에너지의 관계는 <(누적 빈도수)~1/(발생 에너지)>인 멱함수 법칙을 따른다. 이를 구텐베르크-리히터 법칙이라 한다. 누적 빈도수를 미분하면 빈도수가 되므로 지진 발생 빈도수는 발생 에너지의 제곱에 반비례한다. 사실 지진의 발생 과정은 거대한 판과 지각의 암석들이 상호작용하는 많은 입자 시스템이며 대표적인 복잡계라 할 수 있다. 지진 규모의 멱함수 법칙을 설명하는 완벽한 이론은 아직 존재하지 않으며 여러 가지 모형들이 제시되고 있다. 어떤 과학자들은 지각의 각 부분이 마치 스프링으로 연결되어 있고 지각이 밀리면 이 스프링들이 변형되며 지각에 큰 변형력이 축적되면 어는 순간에 지각을 연결하고 있던 스프링들이 한꺼번에 끊어지면서 지각이 일시에 미끄러지는데 이것이 지진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모형을 스프링 블록 모형(spring-block model)이라 부른다.

 

   지진의 발생 빈도수가 멱함수 법칙을 따르기 때문에 지진은 스케일 프리 현상을 보인다. 즉, 지진은 특성 척도 지진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 말은 지진을 예측할 수 없다는 말과 같다. 진도 7.0의 지진이 일어나고 다음 지진이 언제 어디서 얼마의 진도로 발생할지 전혀 예측할 수 없다. 스프링 블록 모형에서 지각에 쌓인 변형력이 언제 문턱 값을 넘어 스프링이 끊어지면서 지진이 발생할지 알 수 없다. 현재까지 과학 지식으로 지진을 예측할 수 없지만 지진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알 수 있으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지진이 빈번히 발생하는 일본은 전국에 지각의 움직임을 모니터링하는 지진 네트워크를 설치하여 지각의 움직임을 파악하여 지진의 발생을 예측하고 있다. 지진 네트워크에서 지각에 쌓이는 변형력을 측정하고 있다. 물론 지각의 변형을 모니터링하더라도 지진이 언제 어디서 정확히 발생할지는 알 수 없다. 그렇더라도 지각의 변형이 일어나는 지역을 확인할 수 있다면 지간 판이 서로 밀리는 지역에서 지진의 발생이 빈번할 것이다. 그런 지역은 미리 건축물의 내진 설계를 강화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일본은 지진이 빈번하기 때문에 건축물의 내진 설계를 강제하는 등 대비가 잘 되어 있지만 큰 규모의 지진이 일어나지 않는 우리나라는 대비가 미흡하다. 비록 지금까지 큰 지진이 일어나지 않았더라도 언젠가 큰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언제나 있으며 우리는 그 장소와 시점을 모를 뿐이다. 위험은 미리 대비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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