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세상은 돌고 돈다- 오지 않아야 할 게 왔다

곰비 임비의 소소한 대화

by 포쇄별감


임비 오, 유행 이야기야?

곰비 비슷해. 하지만 난 오늘 아주 무서운 문장으로 가져온 거야. 너 혹시 네타야후가 트럼프 대통령을 노벨 평화상 후보로 추천했다는 얘기 들어봤어?

임비 그래. 백악관 만찬장에서 네타냐후가 노르웨이 노벨위원회에 보낸 노벨평화상 후보 추천 서한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는 뉴스를 보고 한바탕 웃었어. 근데 세상이 돌고 도는 것하고 이들의 이런 일하고 무슨 상관이 있다는 거야?

곰비 이런 빌런 리더들이 주기적으로 등장한다는 것도 알아? 세상은 돌고 도는데, 이런 빌런 리더들 역시 그 컨베이어벨트에 있다는 거야.

임비 오, 돌고 도는 빌런.

곰비 그냥 빌런이 아니라, 국가의 지도자인데 빌런.

임비 그렇군. 하지만 내 발등에 떨어진 문제도 전전긍긍인데, 남의 나라 대통령 성향까지 걱정하고 그래. 참 한가하다, 한가해.

곰비 그러게 말이야. 하지만 우린 역사에서도 강대국에 끼어서 독자적으로 살기 어려웠던 시절을 겪었잖아. 무엇보다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니까 우리 나라는 그 영향을 안받으려야 안받을 수 없지. 또 우리같은 서민들, 월급쟁이 자영업자 모두 그 영향권 아래 있고. 당장 지금 한창 말이 많은 한미 관세 문제가 대표적인 예겠네

임비 그럴 수도 있겠네. 그런데 네가 말한 돌고 돈다는 빌런들, 정말 그래? 어느 세상이든 빌런은 있게 마련이야. 어쩌다 재수없으면 나타나는 거 아냐?

곰비 그래. 언제든 어디서든 빌런 리더들이야 있지. 하지만 우리에게 영향을 끼치면서 흐름이라 할만한 그런 빌런 리더들의 시대가 온 거 같아. 20세기만 들여다봐도 대략 3,40년 주기쯤 되는 거 같아.

임비 흠, 그렇다고? 보자, 얼추 기억 나는 것만 짚어보면, 히틀러, 무솔리니, 스탈린, 등등이 생각나긴 하네.

곰비 봐, 네가 말한 사람들은 모두 1930년대에 등장한 독재자들이야. 1970년대에는 자기 국민들, 특히 지식인 위주로 사람들의 25%를 학살한 캄보디아의 폴포트가 있고, 필리핀의 마르코스, 문화혁명으로 온갖 파괴와 살상을 저지른 마오저뚱이 있지. 2000년 무렵에 수많은 정치적 정적을 제거했다고 여겨지는 푸틴이 나타났고, 반미 포퓰리즘으로 인기를 얻다 결국 돌재로 돌아선 우고 차베스 등이 있어. 2025년 현재는 알지? 침략전쟁을 일으키고, 자신의 힘을 이용해 적대국가를 만들고, 동맹국가들을 곤혹스럽게 하는 빌런.

임비 야, 좀 위험한 생각 아닌가? 재미삼아 나오는 평행이론 몇 가지를 보면, 주변의 가지들을 죄다 정리하고 일정한 사실만 부각시켜서 일부러 왜곡하는 거 많잖아. 이런 빌런들도 그런 거 아냐. 모든 시대에 빌런 리더는 있었겠지.

곰비 봐, 그냥 빌런이 아니라, 국가 지도자인데 빌런이야. 그리고 우리가 뉴스를 통해 알거나 우리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빌런들 이야기야. 얼마나 있겠어. 이들 빌런들은 대개 사회 불안이 고조될 때 나타나거든. 히틀러, 스탈린, 무솔리니는 1930년대 대공황 때야. 또 마오저뚱, 후세인 등은 6,70년대 냉전과 군사독재 시절이고, 다시 2000년은 냉전이후 민주주의 한계와 신자유주의에 대한 반발로 러시아의 푸틴, 베네주엘라의 우고 차베스, 그리고 지금 2025년은 다시 푸틴, 트럼프, 네타야후등은 글로벌 양극화와 SNS선동으로 대중들의 지성이 흔들리는 때라고.

임비 말하자면, 빌런 지도자가 등장하는 주기가 있는 게 아니라, 빌런이 등장할 환경이 주기적으로 나타난다는 거네. 그리고 지금 시점이 바로 그런 불안적 요소가 매우 높고. 이런 불안은 어느 시대나 늘 있는 거 아냐?

곰비 국민들이 그 불안에 한계를 느끼고, 강력한 지도자를 원하는 때가 3,40년 주기가 아닐까? 그리고 모든 게 그렇듯이 지금은 주기가 빨라질 수도 있어. 문제는 돌고도는 컨베이어밸트에서 반성이 내려온지 오래야. 어쩌면 한 번도 반성은 그 벨트에 오르지 않았는지도 몰라.

임비 그리고 지금이 바로 그때란 얘기고. 아, 무섭긴 무서운 이야기네.

곰비 역사적으로 나타난 빌런들은 전쟁으로 불안조장 및 반대세력 억압, 언론탄압, 마약과의 전쟁이라면서 정적 제거 등의 만행을 저질렀어. 특히 요 근래에 와서는 정보 차단이 어려우니까 내 편 아니면 모두 가짜 뉴스라고 몰아붙이거나, 혐오 프레임을 씌우지. 이미 이민자 혐오, 좌파 혐오, 성적 소수자 혐오 등도 벌어지고 있고.

임비 글쎄. 알겠어. 하지만 남의 나라 얘기잖아. 여기서 우리가 어쩌라고. 아니면 광화문 촛불 시위대를 수출해?

곰비 아까도 말했지만, 우리나라는 경제적으로나 군사적으로 이웃나라들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그러니 뭐라도 해야지. 예를들면, 우리의 경우 일본이 수출규제와 역사왜곡했을 때 일제히 일본제품을 불매운동했던 것처럼.

임비 그래. 그때 일본제품 불매 운동은 어느정도 효과가 있었지. 하지만 미국이 중국의 위구르족 탄압에 맞서 위구르 면화 불매 운동할 때 역풍을 세게 맞지 않았던가. 미국 앱도 차단 당하고, 매장 철수 당하고. 어차피 우리처럼 대단한 힘을 가지지 못한 나라는 그냥 바람이 지나가길 기다리는 풀처럼 납작 엎디어 있는 수밖에 뭐가 있겠어?

빌런의 시대도 돌고 돈다고? 그럼 언젠가는 지나가겠지. 그러니 당장 내 일 아니면 입 다물고 기다리면 돼.

곰비 아니야. 언제 우리 발 아래 당도할지 모르잖아. 정말 할 수 없는 게 아니라, 기억하고 정보를 갖고 있는 것도 도움된대. 그래서 빌런이 도래할 조짐이 보이면 모두들 경계할 수 있으니까. 실제로 빌런 지도자가 있는 나라들 봐. 빌런 국민들이 득세하기 시작하지. 예를 들면, 인종차별주의자들이 대놓고 그들을 차별하고, 몰매 주잖아. 멀쩡하게 길 가던 동양인을 거리낌없이 공격하고. 문제는 그 나라 뿐만 아니라, 점점 그런 성향이 이웃으로 번지는 거야.

요즘 트럼프에 맞서 유럽에 등장하는 극우나 이번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극우정당의 득세를 봐도 그래.

세계는 몇 몇의 빌런 때문에 불안하거든. 이런 빌런들은 가끔씩 들썩이긴 했지만, 드디어 어떤 흐름이라고 부를만한 징조가 보이는 것 같으니까 겁나는 거지.

결국 이 세계가 다시 빌런의 광풍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임비 야, 그렇다고 미국에서 벌어지는 ‘노 킹스(No Kings)’ 시위에 응원금을 보낼 순 없잖아. 또 사람들은 트럼프가 하는 정책을 타코(TACO-Trump Always Chickens Out')'라고 조롱하지만, 그는 1도 영향을 받지 않아. 빌런이니까. 그러니 뭐 어쩌라고. 그냥 납작 엎디어서 기다리라니까. 내 발밑이나 조심하면서.

곰비 에휴! 그런다고 빌런들이 그 풀을 엮어 결초보은할 것도 아닌데, 뭘 자꾸 풀처럼 납작 엎드리래.

아, 그래. 결초. 우리 풀끼리 엮으면 거침없이 민초를 밟고 지나가는 빌런도 걸려 넘어지겠네. 빅브라더에 맞서는 리틀브라더(코리 닥터로우, 소설)들처럼. 적어도 우리 안에 그런 빌런 시민들이 일어서는 일은 막아야지. 그래야 희망이 있으니까.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