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거림
2월의 새벽 공기는 아침을 '쨍'하며 맞이하게 하는 청명함과 시원함이 있다. 첫 지하철을 출근 도구로 삼고부터 새벽공기의 쾌적함이 하루를 여는 즐거움의 하나가 되었다. 하지만 모든 것에 좋은 일만 함께 하는 것은 아니라는 듯 불편한 상황이 종종 생기는데, 어두운 정류장이나 지하철역, 아파트 입구 주변에서 풍기는 담배 냄새가 그렇다.
모든 사람은 그들의 자각 여부와 관계없이 자신만의 몸에 익은 습관과 루틴이 있다. '조식 연초' 또한 그중에 하나일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작은 즐거움이 여러 타인에게 불편과 짜증을 줄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도 함께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자신의 루틴에 의해 피운 담배로 인해 타인이 피해를 겪는 사례는 곳곳에서 일어난다.
2024년 7월 광주에서는 근처 흡연자들의 담배 냄새와 연기가 매장으로 들어온다는 건으로 업주와 흡연자 간에 다툼이 경찰에게까지 신고되었다. 그보다 앞선 2017년에는 보행 중에 앞서가던 흡연자의 담배 불똥이 7세 아동의 얼굴에 튀어 분쟁으로까지 이어지는 일도 있었다.
시인이자 수필가인 오상순 선생은 자신의 호를 공초(空超)라고 했으며, "나와 시와 담배는 이음동곡(異音同曲)의 삼위일체"라고 할 정도로 담배에 진심이었다. 프랑스의 철학가이자 소설가인 장폴 사르트르는 "담배는 내 손가락 사이에서 피어나는 작은 불꽃과도 같다. 그것이 내 생각을 불러일으키고, 세상을 더 선명하게 만든다."라고 담배를 칭송했다. 그 외에도 흡연에 대한 로망과 애정을 가진 이들은 많고도 다양하다. 우리 주변에도 말이다. 나는 담배를 피우는 행위나, 흡연의 부작용 등을 이야기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나보다 훨씬 많은 전문가들의 이야기들이 차고 넘친다. 무심코 한 행동으로 인해 타인이 받는 피해에 대한 의견이다.
사실 지하철역 인근에서 충기는 담배 냄새는 그 자리를 벗어나면 곧 잊을 수 있다. 하지만, 남들과 같은 방향으로 걸어가는 보도에서 담뱃불을 붙이고 연기를 뿜어내는 경우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다. 그 뒤를 따라갈 수밖에 없는 많은 사람들은 원치 않는 간접흡연으로 신체적 그리고 감정적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당사자 뒷목을 붙잡고 "지금 뭐 하는 짓이냐!"라고 하기도 뭣하다. 고작 담배 한 개비...
결국, 함께 살아가는 동반자 의식 즉, 배려와 공감이 답이다. 내가 앞사람의 담배 냄새로 고통을 겪었다면, 또 다른 이는 나의 어떠한 습관(루틴)으로 불편을 겪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서로서로가 타인에게 귀 기울이고 사회적 거리와 적절한 소통수단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회 전반으로 개인의식이 강해지고 공동체에 대한 경험이 부족한 경향이 이어지고 있다. MZ세대를 넘어 새로운 가치관을 지닌 젊은 세대들이 사회 전반을 구성하면 이런 모습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모두가 함께 살아갈만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개인이 어떤 사고와 행동을 해야 할까?
고민이 필요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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