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소리 많은 선배가) 후배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21
산다는 건 무엇일까요???
아마 대답을 하는 사람들마다 모두 다른 답을 할 것입니다.
뜬금없는 '철학자 코스프레'라고 보이시나요? 그건 아니고요, 앞선 질문과 같이 직장이라는 울타리에서도 각자의 생각만큼 일에 대해 다양하게 접근한다는 것을 이야기하려는 것입니다. 자아의 실현, 생계의 수단, 사회생활을 수련장 등.
직장 내에서 맡은 역할, 위치, 기대치 등에 따라 해야 하는 업무의 양과 난이도도 제각각입니다. 그렇다 보니 어떤 사람은 '이건 너무 힘든데..'라는 반면, '내가 고작 이런 일 하려고 여길 다니나..'라고 생각하며 일하는 사람도 많을 거예요. '이 직장에 뼈를 묻어야지!'라는 사람도 간혹(?) 있는가 하면, '경력만 인정받으면 바로 이직이다!'라며 사직서를 품고 다니는 직장인도 많겠지요.
이런 다양한 직장인의 모습 속에서도 모두가,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기본(基本)'입니다.
'기본'을 얘기하니, 손웅정 작가(손흥민 선수의 부친)의 책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가 생각나기도 하는데요.
직장생활에서 기본은 무엇일까요? 그에 대한 정의는 없습니다. 직장마다의 환경과 문화가 다르고 그 속에서도 부서나 업무의 성격에 따라 요구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이지요.. 그럼에도 30년 가까이 직장과 사회생활을 먼저 경험한 선배의 입장에서 몇 가지만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약속은 정확히 지키세요.
직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약속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근로계약서, 업무의 지시와 결과, 급여를 비롯한 직장과 나와 연결된 모든 것은 계약, 즉 약속으로 맺어진 관계입니다. 너무 냉정하다고요? 잘 생각해 보세요. 직장생활을 하는 가장 기본적인 것은 회사와 내가 서로 제공하고 제공받기로 한 것들을 정확하게 실천하는 것입니다. 즉, 약속을 지키는 것입니다. 업무적 관계, 사람과의 관계, 근로관계 등 대부분의 것이 말입니다.
알게 모르게 연결된 이런 약속이 이행되지 않으면 직장생활은 삐거덕 거릴 수밖에 없습니다. 처음에는 이해도 하고, 기다려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어기는 일이 잦아지고 서로 간에 맺어진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 계약(약속) 불이행에 대한 조치가 이어질 수밖에 없지요.
약속. 아주 중요하고 기본적인 사항입니다. 내가 누구와 어떤 약속을 맺고 있는지 확인하시고, 꼭 지키세요.
둘째, 신경 써서 인사하세요.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라는 말이 있지요? 직장에서 웃는 얼굴이란, 바로 인사하는 사람을 이야기합니다. 인사는 상대방에게 노크를 하는 행동이며, 대화를 시작하는 출입문입니다. 이를 통해 상대방도 경계를 풀고, 여러분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게 됩니다. 출근 인사는 직장의 하루를 여는 자명종이며, 퇴근 인사는 오늘도 무사히 마쳤다는 점호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기본적이며 없으면 정말 어색한 행동입니다.
하지만, 최근 이 당연한 행동을 무성의하게 하거나, 아예 생략하는 사람들을 종종 봅니다. 아마도 텍스트를 통한 대화가 많아지면서 대면 대화에 대한 기본적인 예절을 모르거나,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는 경향 때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하지만, 잘 생각해 보세요.
인사를 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인사를 받는 사람은 다 기억합니다.
그리고, 그게 머리와 마음속에 남습니다. 좋은 기억으로 또는 반대의 경우로..
인사가 습관이 되도록 만드세요.
셋째, 마무리가 전부입니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일이나 직장생활을 잘하는 사람들을 종종 만납니다. 하지만, '잘하는 척'하는 사람도 만만치 않게 보게 됩니다. 이런 사람들의 특징은 일단, 말이 많습니다. 듣고 있으면 본인이 모든 일을 다 하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한, 다른 사람의 뒷 담화를 많이 깝니다. 그렇게 하면 자신이 올라간다고 착각하는 겁니다. 마지막으로 좋은 아이디어라며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피력합니다. 그런 사람의 문제는 시작만 할 뿐, 중간도 마지막도 없다는 것입니다.
직장에는 수많은 능력자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능력자는 '결실'을 맺는 사람입니다. 결과물은 없고 변죽만 두드리는 사람은 헛껍데기일 뿐입니다. 어떤 역할을 맡아 무슨 일을 하던지, 그 일의 마무리를 하도록 노력하세요. 직장은 결과가 좌우합니다. 그런 결과물이 쌓이기 시작하면 자신의 위상과 연봉도 점점 쌓여갈 겁니다.
넷째, 당당함과 싸가지 없음을 구분하세요.
상사 앞에서도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는 사람은 당당한 걸까요, 아니면 싸가지 없는 걸까요? 정답은 없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있습니다. 전자는 상사를 기분 좋게 하고, 후자는 상사를 비참하게 만듭니다. 당연히 좋은 관계가 이루어질 수가 없죠.
저는 이 두 가지의 차이는 '상대에 대한 이해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상대방의 상황이나 기분을 알지 못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저지르는 것은 그 의도가 아무리 좋아도 '싸가지'라고 불리게 됩니다. 반대로 상대방을 이해한다면 그런 행동을 하지 않겠지요. 자신의 당당함을 보여줄 기회는 많습니다. 설령, 자신이 굳이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더라도 업무와 직장생활을 정도에 맞게 한다면, 누구가 당신의 당당함을 알게 될 것입니다.
당당함과 싸가지, 잘 구분해서 행동하세요.
다섯째. 일(Work)은 일(Official)로 해결하세요.
김수현 작가의 <기분이 태도가 되지 말자>라는 제목의 책이 있습니다. 읽지도 않은 이 책의 제목을 보고서 많은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나는 어떤 태도를 보여주고 있을까?" 그러면서, 나의 감정이 행동으로 나와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 것이지요.
직장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들 속에서, 하루에도 수십 번씩의 감정변화가 일어나고 그 변화에 따라 표정과 말투 그리고 행동 역시 다양하게 트랜스폼(transform) 하게 됩니다. 그 변화 속에서는 나는 어떻게 보일까요? 제가 가장 경계하는 모습은 "왜 저렇게 오버하지?"라는 시선으로 저를 바라보는 것입니다. 그렇게 보이지 않기 위해 말을 하면서도 '이게 맞나?'를 되뇌게 되는데, 참 쉽지는 않더라고요. 감정이 들어가기 때문이겠지요.
일을 하면서 감정이 이입되는 것은 대부분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일은 일로 해결하세요. 프로페셔널하게 받아들이고 전문가처럼 풀어가세요. 감정이 시키는 것은 일을 마친 후에 따로 계산하시면 됩니다.
너무 냉정하다고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모습이 정말 나쁜 모습입니다.
'기본'이라는 것은 중요하지만 기준이 모호합니다. 아마도 나보다 높은 사람이 "이건 기본이야!"라고 하는 것은 모두 기본이 될 수도 있습니다. 코에 끼면 코걸이가 되는 귀걸이처럼 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것을 빠뜨려서 하루아침에 그동안 공들인 대마(大馬)를 잃어버리는 실수는 없어야 합니다. 조금 더 신중하게 자신의 위치와 역할을 돌아보고, 스스로 무엇이 '기본'인지를 생각해 보고 실천하세요.
어디에 있던지, 무엇을 하든지,
중요하고 또 중요합니다.
당신이 지켜야 할 기본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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