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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띵선생 Jul 21. 2024

달리는 이유

마라톤 풀코스 완주 도전기 27

또다시 주말이 되었다. 


일주일 내내 비가 많이 왔고, 주말에도 비가 이어진다고 했다.


'피트니스센터를 가야 하나?'


비가 온다고 달리지 않을 순 없다. 


토요일 아침, 우렁찬 매미 소리와 멧새들의 지지배배 소리에 잠을 깼다. 


'비가 오지 않고 있다.' 


가능한 한 빨리 몸을 풀고, 달릴 준비를 마치고, 튀어 나갔다. 


언제나 스트레칭을 하는 나만의 공간에서 가볍게 정비를 한 후,


3, 2, 1!


달리기 시작했다. 


"씁씁 후후"


호흡을 통해 심장과 대화를 하는 중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채 1km도 달리기 전인데..


'어떡하지? 지금이라도 돌아가야 하나?'


하지만, 지난번 한강에서의 '우중(雨中) 러닝'이 떠올랐다. 


비는 문제가 아니었다. 정작 나를 멈추게 한 건 물웅덩이였다. 


맞다. 내리는 비는 맞으면 된다. '그냥 달리자!'


그 생각이 정리될 무렵, 비가 그쳤다. 허무하게..


오늘 달리는 내내 빗줄기는 이런 식으로 나와 밀당을 했다.  


'이래도 달릴래?'라며..


오늘은 2시간 달리기를 목표로 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13km에서 멈췄다. 


앞서는 마음과 미흡한 준비가 지속적으로 충돌한다. 


바쁘고, 힘들고, 피곤한 일상이 


달리는 동시에 다 쏟아지는 기분이다. 


1km당 5분 15초 대에 시작된 페이스가 결국 7분 대까지 떨어지면,


몸과 마음의 실망이 함께 몰아친다. 


달리면서도 '이게 뭐야..' 하곤 한다. 


그럼에도 달리기는 참 매력적이다. 


자리에서 일어나게 한다. 달리겠다는 생각이 없으면 하루종일 방구석에서 X-ray를 찍는 날들이 허다했을 것이다. 


깊은숨을 쉬게 해 준다. '씁씁 후후'를 반복하다 보면 내 몸속에 깊은 곳까지 숨이 닿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나와 대화하게 한다. 심장 뛰는 소리, 숨 쉬는 소리 그리고 발 디디는 소리를 듣게 된다. 옆으로 지나가는 세상의 소리와 내 마음속의 속삭임에 집중하게 된다. 결국, 나에게 집중하게 된다. 


승리하는 하루를 선물한다. 어떻게 마무리하더라도 나는 오늘도 달렸다는 성취감을 얻는다. 그 성취가 오늘 하루를 완성시켜 준다. 


달리자. 달리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나?




얼마 전 유튜브 알고리즘을 통해 마라톤을 주제로 한 TV프로그램이 떴다. 


<내 가슴을 뛰게 할 RUN>

<@tvN 홈페이지>

내 최애(最愛) 도시이자, 꼭 한 번 살고 싶은 도시인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열린 마라톤 대회에서 이들이 달린 것이다.


준비가 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빠른 사람과 조금 덜 빠른 사람,


포기를 포기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피렌체 도심을 구석구석 누비며 달리는 그들을 보면서 다시금 달리기에 대한 의욕이 올라왔다. 


'나도 저기서 달려보고 싶다'


이렇게 다시 달려야 하는 이유가 추가되었다. 


더 행복하게 달리기 위해,


더 열심히 준비해야겠다. 


#라라크루 #라이트라이팅 #피렌체 #마라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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