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풀코스 완주 도전기 26
매미들의 지껄임에 잠을 깼다.
5시 30분.
토요일까지, 지난 일주일간 바쁜 일정으로 주중에 전혀 달리지 못했다.
오늘은 무조건 달려야 한다.
하지만, 조금만 늦으면 햇살과 더위가 작열할 것이다.
어서 일어나 뛰어야 한다.
최소한의 아침 행사만 마치고, 달리기 준비 완료!
준비운동을 마치고.. 출발!
6시 15분.
심장과 친해지기, 달리는 폼 만들기, 페이스 조절하기 등
나만의 루틴을 해가며 달려간다. 그런데,
좀 힘들다.
처음에는 일주일간 달리지 못해서,
과도한 일정으로 몸과 폼이 망가져서
그런 줄 알았다.
물론 그런 이유도 있다. 하지만, 더 큰 이유는,
날씨가 찜통이라는 것이다.
간밤에 쏟아진 폭우는 이 새벽에 습도를 최고치로 올려놓았다.
달리기를 시작할 때부터 온몸에 물을 한 바가지 쏟아부은 듯이 무겁다.
발목에는 모래주머니를 찬 듯하고, 심박수 조절이 쉽지 않다.
뭔가 꽉 내려앉은 듯한 날씨에 바람도 전혀 불지 않는다.
아! 바람이 분다. 내가 달려가면..
약 5km를 경과하면서부터는 햇빛이 구름을 뚫고 번지기 시작했다.
아침에 햇빛이 비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 원망스럽게 느껴졌다.
아니다. 다 내 잘못이다.
일주일간 너무 많은 저녁약속으로 몸이 풀어졌다.
달리기 연습을 등한시하고, 매일 아침 스트레칭과 운동을 부실하게 해서 근육의 긴장도가 떨어졌다.
무엇보다 정신적인 준비가 덜 되었다. 똥멍청이 같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날씨는 에바다.
평소에는 상쾌한 공기를 제공하고,
햇빛을 막아주던 키 큰 나무들도
온통 무거운 공기를 더 누르는 것 같다.
달리는 내내 "미치겠다..."라는 말이 떠나질 않았다.
총 11km를 달렸다.
기록이 중요한 달리기가 아니었다.
끝까지 달리기만 해도 성공이라 생각한다.
몸도 정신도 좀 더 보강을 해보자.. 완주를 위해
매미가 악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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