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풀코스 도전 완주 도전기 25
10월에 풀코스를 뛰겠다는 계획을 확정하니 마음이 급해졌다.
하지만 몸은 마음만큼 쑥쑥 준비가 되는 것은 아닌가 보다. 10km 이상을 달리고 나면 최소한 3일은 쉬어줘야 제대로 달릴 수 있는 컨디션이 되고, 그러다 보니 일주일에 달릴 수 있는 거리가 최대 50km를 넘기기 어렵다. 사실, 그만큼 연습을 할 시간을 만들기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번 주도 그랬다.
새로운 부서로 옮긴 첫 째 주라서 일주일 내내 저녁까지 남아 업무를 파악해야 했고, 중간중간 이어진 저녁일정은 피곤에 피곤을 더하는 촉매제가 되었다. 달리는 시간이 없는 것뿐만 아니라, 달릴 수 있는 몸상태를 만들고 유지하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이 이어졌다.(이 역시 '똥멍청이' 같은 생각이겠지만... 힘든 건 사실이다)
이런 와중에 -운 좋게도- 금요일 오후에 시간이 비었다. 일정과 일정 사이에 '딱' 한 시간을 달릴 수 있는 찬스가 생겼던 것이다. 하지만, 운동장이나 밖에서 달릴 수는 없는 노릇이고, 부득이하지만 회사에 있는 피트니스 센터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아주 오랜만에, 그곳의 <러닝 머신>을 이용해서 말이다.
시간이 넉넉지 않아서 피트니스를 가는 걸음도, 옷을 갈아입고, 운동화를 갈아 신는 것도 '급하다 급해'를 되뇌며 할 수밖에 없었다. 달리기를 잘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 중에 하나가 '워밍업'인데 그 역시도 시간에 쫓겨서 할 수밖에 없었다.
드디어 러닝 머신에 올라섰다.
러닝 머신(running machine)은 한국식 영어다. 영미권에서 사용하는 용어는 트레드밀(treadmill)이다.
처음에 아무 생각 없이 10km/h를 놓고 달리면서 갑자기 숨이 '턱' 막히는 상황에 당황해, 바로 속도를 낮추고 페이스 맞추기에 들어갔다.
7km, 8km, 10km 마지막에는 12.5km/h까지 속도를 끌어올리며 총 10.86km를 달렸다.
러닝 머신은 말 그대로 '기계적'으로 달릴 수 있었다. 내가 정해놓은 속도대로 꾸준히 달릴 수 있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속도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것이 좋았다.
반면에 (TV를 켜놓았음에도) 실내에서 달리기 때문에 느낄 수밖에 없는 심심함과 답답함은 어쩔 수 없는 불편함이었다. 그 보다 더 뜻밖에 느낀 불편함은 바로 '무릎 통증'이었다.
1시간가량을 달린 후, 급히 샤워를 하고 다음 일정을 향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무릎이 '욱신욱신'해 오면서 좋지 않은 기분이 들었다. 다행히 그 통증이 심하지는 않았고, 그 나쁜 기분도 그리 오래가지는 않았다. 생각을 해보면, 단단한 바닥을 디디며 뛰었던 나의 달리기 주법(?)이 상대적으로 부드러운 러닝 머신의 바닥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나 보다. 암튼, 달린 후 무릎이 아팠던 적은 처음이라서 살짝 걱정이 될 정도였다.
마음이 급해졌지만, 나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은 달리기에 집중하는 것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해야 할 일은 늘어나고, 핑계는 주책없이 삐쭉거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려야 한다.
이제 달리기는 나의 일부가 되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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