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풀코스 도전기 32
지난 주말에 2시간 달리기가 '걷뛰'로 끝나고 나서 고민이 더 커졌다.
'이렇게 2시간도 어려운데, 30km는 어떻게 하나?'
'풀코스는 정말 안 되는 걸까?'
나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옅어지면서 그동안 해왔던 노력에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생각을 해보았다. '나는 왜 이렇게 어려워할까?'
마라톤 풀코스를 뛰겠다는 의지와 그동안 해왔던 노력이 무의미하거나 부족하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뭐가 문제일까? 고민고민 끝에 내린 나의 결론은 바로 '더위'였다.
물론, 날이 더우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평소보다 더 힘들어한다. 심지어 먹는 것과 자는 것에도 장애를 겪는다. 그런 정도는 아니지만 나도 더위에 강한 편은 아니다. 잠을 설치는 경우도 더 많고, 무기력함을 느낄 때도 종종 있다.
아침 일찍, 해가 뜨기 전에 시작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달려 나가지만, 무겁게 스며드는 더위는 그렇지 않은 날들과 차원이 다른 것 같았다. 한발 한발 내디딜 때마다 가중되는 피로도는 두 배 세대로 느껴지고, 결국 목표한 바를 채우지 못하고 중간에 주저앉고 말았던 것이다.
나의 진단은 그랬다.
그래서, 그렇다면, 더위를 막고 달려보기로 했다. 에어컨이 나오는 실내에서 트래드밀(러닝 머신)에서 달리는 것이다. 그렇다면 '더워서 못했다'는 핑계는 통하지 않을 테니..
나에게는 더 이상 도망갈 여유가 없다. 목표한 시기가 이제 두 달도 채 남지 않았다. 훈련 강도를 조금씩 높이고, 풀코스를 위한 체력과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그 어떤 핑계도 이제는 통하지 않고 쉬었다 갈 여유도 남지 않았다.
평일 저녁 퇴근시간을 지나자마자, 회사 내 피트니스센터를 찾았다. 1시간으로 고정된 트래드밀의 세팅을 고쳐달라고 하고, 준비운동을 하고, 심호흡을 한번 한 후 달리기 시작했다. 속도가 중요한 것이 아니었기에 10km/h 정도로 시작해서, 그 정도를 유지하는 선에서 이어갔다. 호흡을 맞추고, 페이스를 천천히 올리며 달렸다.
결과적으로, 2시간(20km)을 완주했다. 나는, 더위라는 요소를 제외하면 2시간을 달릴 수 있는 준비가 되어있었던 것이다. 정말 다행이다. 야외에서 달리는 조건과 트래드밀을 절대적으로 비교할 수는 없지만, 달리면서 느끼는 호흡과 다리의 압박과 조절해야 하는 페이스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오랜만에, 2시간 동안 그것을 감내할 수 있었다는 것에 대해 깊이 안도했다.
운동복은 완전히 젖었고, 허벅지는 뻑뻑해지기 시작했다. '그래, 이래야 정상이지!' 달려서 힘든 것보다 더위에 지쳐서 중단되었던 그동안의 시간이 더 이상 원망스럽지 않았다. 나는 달릴 수 있다!
이제 3시간 그리고, 4시간 이상도 달려야 한다. 연습과 회복을 반복하며 달리는 수준을 높여야 한다. 자, 또 달려보자!
할 수 있다.
그걸 잠시 의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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