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다 보면, 아이가 집에 와서 하는 말에 고민될 때가 있죠. 부모라면 당연히 우리 아이가 뭐든지 잘했으면 좋겠고, 그런 아이가 가끔은 집에서 뜻밖의 말을 할 때 당황스럽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 아이 편을 들어주고 싶은 마음에 "혼내 줄게"라는 말을 종종 하시죠. 그런데, '혼내다'라는 말의 뜻을 알고 계신가요?
'혼내다'는 윗사람이 아랫사람의 잘못에 대해 호되게 나무라거나 벌을 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어느 날, 동료 교사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동글이의 할머니였습니다. 무슨 일인가 싶어 전화를 받았는데,
할머니께서 “우리 동글이한테 제가 배워요.”라고 하시는 겁니다.
상황은 이랬습니다.
집에 온 동글이가 할머니에게 “할머니, 한글이가 저를 밀었어요.”라고 했답니다.
할머니께서는 “우리 동글이를 밀었다고? 할머니가 혼내 줘야겠네.”라고 하셨죠.
그러자 동글이가 “아니야, 말로 해야지.”라고 답한 겁니다.
할머니는 이 말을 듣고 감동을 받아 “선생님, 잘 가르쳐 주셔서 고맙습니다.”라고 하셨습니다.
만 2세 반 아이들은 서로 놀다가 밀고 밀리는 일이 자주 있습니다. 동글이 역시 친구를 발로 차거나 주먹으로 때리는 경우가 있었죠. 그런데 그날은 한글이에게 밀려서 속상했나 봅니다. 그 이야기를 들은 할머니는 손자 사랑이 커서 "혼내 줘야겠다"라고 하신 것이지요. 충분히 이해가 가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점은, 어른들이 자꾸 "혼내 준다"고 하면, 아이들은 자신의 잘못은 없고 다른 아이만 잘못했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때리거나 밀치는 행동은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무시한 행동이었다는 것이 교사의 입장입니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말로 해결해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말을 통해 서로의 감정을 충분히 표현하고, 그 과정을 통해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최고의 방어선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끔 아이들이 "말이 안 통해요"라고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그들의 감정이나 기분이 공감받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내 기분이 괜찮을 때는 조금 힘든 상황도 그냥 넘어가지만, 배가 고프거나 졸리거나 아프면 불편하고 짜증이 나기 마련이죠. 이런 상황에서는 가장 급한 욕구를 해결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것이 해결되지 않으면 아이는 하루 종일 힘들어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아이들이 힘들어하는 원인을 민감하게 살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아이들이 원에서 있었던 일을 말할 때는 “그런 일이 있었구나. 속상했겠다. 그런데 정말 용감하게 잘 지내고 왔네. 멋지다.”라고 먼저 공감해 주세요. 그리고 “동글이가 밀었을 때 어떻게 하면 좋을까?” 혹은 “동글이는 왜 한글이를 밀었을까?”와 같은 질문을 던져보는 것도 좋습니다. 답은 아이에게 있습니다. 생각보다 아이들은 스스로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서 아이 모르게 원으로 전화해 교사와 상의하는 것이 현명한 부모이자 어른의 행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