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도 이런 적이 있는가?
만 1세 자녀를 둔 부모의 마음이 이럴 것이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내 아이, 하지만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몰라 그저 헛웃음만 지을 때가 있다. 그러다 아내에게 “당신이 아이 엄마잖아.”라며 책임을 미루곤 한다. 하지만 아내도 처음으로 만 1세 아이를 키우는 것이기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고민스럽다. “안 울고, 잘 놀고, 잘 먹고, 잘 자면 되는데, 그게 왜 이렇게 힘들지?”라고 매일 밤 아이를 재우며 탄식한다.
그렇다면 왜 만 1~2세 자녀를 둔 부모는 이렇게 힘들어할까?
바로 **소통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말로 소통이 안 되다 보니, 아이가 원하는 것을 순간순간 파악하기 어렵다. 영아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들어달라고 온몸으로 표현하지만, 부모가 보기에 이는 그저 막무가내로 떼를 쓰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아이가 떼를 써야 비로소 부모는 “아, 뭔가 원하는 게 있구나.”라고 깨닫고 아이를 봐주지만, 이미 그때는 아이가 마음이 상해 화가 폭발한 상태가 된다. 이때 부모가 무슨 말을 해도 아이는 화가 나서 듣지 않는다.
만 1세 영아는 자율성을 배우는 시기라 이성적이지 않고, 재미있으면 바로 행동으로 옮긴다.
예를 들어, 벙글이가 동화책을 아빠에게 가져오며 “일거(읽어)”라고 한다. 오랜만에 일찍 퇴근한 아빠는 기분 좋게 동화책을 받아 들고 “응, 우리 벙글이, 아빠가 동화책 읽어줄게.”라고 하며 책을 펴고 읽기 시작한다. “토끼가 깡충깡충 뛰어가고 있었어요. 다람쥐를 만났어요. 나랑 친구 할래?” 그런데 갑자기 벙글이가 벌떡 일어나 장난감 상자로 간다. 아빠는 “벙글아, 동화책 안 볼 거야? 네가 읽어 달라고 했잖아.”라며 서운해한다. 벙글이는 장난감 상자에서 장난감을 꺼내기 시작한다. 아빠는 ‘내가 읽어주는 동화책이 재미없나?’라며 속상해한다.
왜 벙글이는 동화책을 보다가 갑자기 장난감 상자로 간 것일까?
비밀은 여기에 있다. 아빠가 읽어준 동화책에 벙글이가 평소 갖고 놀던 토끼 인형이 나왔기 때문이다. 벙글이는 동화책 속 토끼를 보고 ‘여기 토끼 인형이 있네? 내 토끼 인형을 아빠에게 보여줘야지.’라고 생각하고 바로 토끼 인형을 찾으러 간 것이다.
여기서 포인트 1) 왜 동화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한 권을 다 읽어야 동화책을 제대로 읽은 걸까? 아니다. 동화책 속 토끼를 보고 아이가 토끼 인형을 떠올려 찾을 수 있다면, 오늘 동화책을 잘 읽은 것이다. 아이가 원하는 순간에 진심을 담아 동화책을 읽어준 것이며, 그 순간 아이는 눈을 반짝였다. 아빠가 읽어준 동화책 속 토끼를 아빠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깨달음을 얻었기 때문에, 이건 잘 읽어준 것이다.
여기서 포인트 2) 아이들은 재미있으면 행동으로 옮긴다. 처음에는 동화책을 보고 토끼를 찾으러 갔지만, 장난감 상자를 뒤지다 보니 토끼 인형 대신 자신이 좋아하는 타요 버스를 보게 된 것이다. ‘우와, 이거 재밌겠다. 잠깐만 해야지.’라고 생각하며 타요 버스를 누르기 시작한다.
이 상황에서 아빠의 반응을 두 가지 예시로 나눠보겠다.
1) **잘못된 예시**:
아빠는 “벙글아, 동화책 안 읽고 뭐 하고 있어?”라고 야단친다. 아이는 말없이 타요 버스를 계속 누르며 속상해한다.
2) **좋은 예시**:
아빠는 “벙글아, 장난감 상자에서 뭘 찾았어?”라고 묻는다.
아이: “아빠, 타요 버스!”
아이들은 순간적으로 자신에게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나 놀잇감에 집중한다. 동화책을 다 읽어야만 잘 놀아준 것은 아니다. 만 1세 영아는 하고 싶은 놀이에 푹 빠질 수 있도록 그저 놀이를 따라가면 된다.
예를 들어 교실에서 싱글이가 타요 버스 놀이에 푹 빠져 놀고 있는데, 벙글이가 타요 버스를 하겠다고 다툼이 생긴다. 벙글이에게 기다려 달라고 부탁하거나 다른 놀이를 제시해도 소용이 없을 때는 이렇게 할 수 있다.
교사: “벙글아, 고양이 봤어?”
벙글이: “야옹이.”
교사: “벙글이, 야옹이 봤어?”
벙글이: “야옹이 없어.”
교사: “벙글아, 야옹이 어디 갔어?”
벙글이: “야옹이 엄마 갔어.”
교사: “벙글아, 야옹이 엄마랑 뭐 할까?”
이런 대화가 어색하게 들릴 수 있지만, 영아는 상황과 분위기가 전환되면 쉽게 넘어간다. 떼를 쓰고 울 때 엉뚱한 이야기를 나누면 울음을 그치고, 엉뚱한 대화에 집중하기도 한다.
다른 예를 들어보겠다. 영아가 분홍색 공주 컵에 물을 마시고 싶어 했는데, 언니가 먼저 그 컵을 사용했다. 나중에 언니가 분홍색 컵을 주었지만, 영아는 바닥에 드러누워 울고 떼를 쓴다. 이때는 아이가 먼저 하지 못해 화가 난 것이다.
엄마: “어, 벙글아. 토끼가 놀러 왔네.” (아이가 좋아하는 인형이나 동물을 제시)
벙글이: (드러누워 있다가 토끼를 본다.)
엄마: “벙글아, 나랑 놀자. 나랑 친구 할래?” (토끼 인형을 흔들며)
벙글이: “응.”
엄마: “벙글이 속상했어? 언니가 분홍색 컵을 먼저 사용해서 속상했구나.”
벙글이: (고개를 끄덕인다.)
영아는 자율성을 배우는 시기이므로, 자신의 의사를 분명히 말할 수 없어 온몸으로 표현한다. 그때 당황하지 말고, 아이가 좋아하는 동물이나 캐릭터를 통해 엉뚱한 이야기로 분위기를 전환하고, 아이의 감정을 읽어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