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맡기며 엄마가 하는 말 "잘 부탁드립니다." 말씀하시고 가신다.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때 '왜, 내가 아이를 잘 못 본다는 말인가?' 막연히 속상했다.
그런데 저희 친정 엄마가 요양시설에 계셨다. 주말에 뵐 때 친정 엄마는 "밤이 무서워" "엄마 왜요?" "밤에 소변보면 기저귀를 빼야 하는데 요양보호사가 자고 있어 깨워도 안 일어나고 찝찝해서 못 견디겠어" "엄마, 요양사도 잠을 자야 낮에 일 할 수 있어요." 내 말에 동의를 하신다.
요양사는 풀타임으로 일하는 사람이다. 매일 상주하여 근무하신다. 자기 전에 기저귀 갈아 주시고 자고 새벽에 일어나 기저귀를 다시 갈아주시는데 그 사이에 엄마는 소변을 보신다. 소변본 기저귀를 빼야 주무신다.
피부에 알레르기가 있어 평소에 금하는 음식도 많으시다. 최대한 알레르기 발생하지 않도록 조심 또 조심하신다. 다른 사람들은 괜찮은데 유독 저희 엄마는 불편하고 못 견디는 것이다. 엄마가 사용하는 서랍에 기저귀를 많이 있을 때는 빼기 쉬운데 적을 때는 기저귀 빼다가 바닥에 흘리기 일쑤다.
잠 잔 후에 일어난 요양사가 바닥에 떨어진 기저귀가 있으면 저지래 해 놓았다고 하신다. 물론 치매 초기 증상 있으시다.
현실적으로 어찌할 수 없는 일이다. 엄마 요청에 땨라 기저귀를 엄마 손 닿는 곳에 몇 개를 두는 일과 휴지통을 엄마 손이 닿는 곳에 두는 정도다. 치매 있으시니 저지래 하셔도 치워 주시면 좋겠다고 요청드렸다.
내가 함께 할 수 없는 시간에 뭘 할 수 있을까?
엄마를 생각하면 내가 돌봐 주고 싶지만 그럴 수는 없고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지혜롭게 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잘 부탁드립니다. 는 내가 엄마를 생각하는 마음과 같지 않을까? 지금도 잘하고 계시지만 조금 더 마음 써 달라는 부탁이다.
아이에게 최선은 뭘까?
정말 아이를 위한 일은 뭘까?
이 순간 아이가 경험해야 하는 것은 뭘까?
아이의 발달을 돕는 길은 어떤 것일까?
고민하다 (긍정의 한 줄) 중에
내 인생에는 목표도, 방향도, 목적도, 의미도 없다. 그런데도 나는 행복하다 왜 그런 걸까? 나는 일을 제대로 하고 있는 걸까?..... 그대로 즐기면 그만이다.
뭘 많이
뭘 해 주려고
넘치게 하기보다는
아이들과 있는 그 시간 그 자체로 즐기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