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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시야 서새이 Dec 10. 2024

이름에 복자가  들어간  의사 이야기

병원에서  있었던 일

어머님 장례  치르고 혼자  있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고 뿍쩍뿍쩍하게  지냈다.  오 남매가 모여  하루 종일  유품  꺼내 정리하고 쓸고  닦았다.  


날씨도  춥고 몸도  마음도  지쳐 나의  고질병 천식과 폐렴이  기승을  부린다. 기침과  가래,  콧물과  온몸이  아프고  목소리는 중저음에  쇳소리가 난다.


어쩔 수 없이  방문한  병원.  안 갈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래도 가야 한다면 가야죠.


옷 대충  챙겨 입고  딸과 함께 병원에  도착했다.  접수하고  진료실  앞에 확인하는  접수대로 갔다.  예약 접수와  당일 접수가 있는데 당일  접수다.  당일 접수는 딱 두 명  나와  내 뒤에  서 있는  복자가  들어간 의사다.  


접수대 앞에  줄  서서  기다리는데 혈압 측정하시고 시는 어르신을 먼저 접수하고 내가 접수하려는 순간  간호사가 이름을 호명한다.  다른 환자분께 설명드릴게요. 중얼중얼~~~


내가 앞에 서 있는데  뒤에 서  있는  복자가  들어간 의사와  간호사와  얘기하여  "내가  먼저 왔는데요."

의사 "한마디만 하면 됩니다."

 내가 "나도  한마디 하면 됩니다."

의사 "그럼 먼저 하세요." 멋쩍은 표정이다.

 "송신향 왔습니다."

그게  끝이다.  간호사  "혈압 측정 해 주세요." 갑자기 기분이 나빠진다.  혈압 측정기에  팔을 넣고 혈압을  측정하니 136  나왔다. 숨을 고르고  다시 측정하니  124 다.  


혈압  측정 용지를  간호사에게 주었더니 "대기하세요." 투명스럽다.  당일 접수 뒤에 있는 복 자가 들어간  의사 이름을 간호사가  부른다.  복자가  들어간 의사는 내과 의사 선생님을 고  나와  수고하시라고  인사까지 하시고  유유히  사라진다.  조금 뒤  간호사는 복자가 들어간 의사를 채혈실까지  뒤쫓아가서  다시  내과 의사 선생님과  상담 후 나온다.  그 간호사그렇게  친절할 수 없으며  예쁘게  웃는지 처음 봤다.  


복자가  들어간 의사가 가고 난 후 10분  뒤에  이름을 불렀고  내 차례가  되었다.


하루 종일  복 자가  들어간 의사  때문에  기분이 나빴다.  몸이  아프니  마음도  힘들다.


평소에도  억울함과 부당함을 잘 못 참는다.  왜냐하면  어릴때 할머니께서 "가스나가 말 대꾸하니"  이러시면서  부당함을  많이 겪었다.  다른 사람은  의사 선생님께서  바쁘셔서  그랬겠죠.라고  이해 할  수  있는  일이겠지만  나는  부당함이  기분이  나빴다.


내 시간을 그것도  10분이나 그가  뺏은 것이다.  금보다도 소중한 시간 말이다.  부당함과 억울함을  호소하다. 내가 손해 볼 때도 있다.  그래도 속상함은 여전하다.


물론 그  의사는  긴 흰 가운  입은  것으로  보아  근무 중인 것 같다.  바쁘겠지만  예의가  없다.  

근무  중에  아파 내과에  방문했다고  밝혔더라면

아니면 양해를  구했더라면 하루  종일 기분 좋았을 것이다.  


몸이  아프니  작은  일에도  마음도  편치 않다.  병원에서 생길 일이 자꾸 부당함으로  떠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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