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60 허전한 당신을 위한 추억 편지
(코뿔소가 되었어) 그림동화 주인공 찬이는 주말에 아빠와 공놀이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로 하루가 시작이 되었다. 그런데 아침 식사에 싫어하는 양파가 가득한 반찬과 아빠가 바쁘다고 놀아주지 않아 화가 나서 코뿔소 가면을 쓰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이 그림동화책을 읽으며 한 단어가 떠 올랐다. "기대"다. 누구나 그 사람에 대한 기대를 가진다. 여기서 찬이는 아빠에 대한 기대가 있었다. 나랑 놀아 줄 것이라는 기대 말이다. 그런데 아빠의 입장에서 놀아 줄 수가 없었다. 아빠는 급하고 바쁜 일이 있어 일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찬이는 화가 났다.
아주 오래된 이야기다.
1월, 2월은 정말 바쁘다. 졸업과 부모 오리엔테이션을 준비 한다고 야간 근무는 필수고 늘 분주하다. 기억은 하고 있었다. 남편의 생일을. 그런데 바쁘다 보니 생일을 그냥 지나간 것이다. 생일 다음날 우리 남편을 불러도 대답도 안 하고 조금 이상했지만 나는 힘든 일이 있나 보다 생각했다. 내 코가 석자라서 몰랐다. 주말 아침 "내 생일도 모르고"라는 말에 동공에서 찌진이 난 것처럼 아득했다. 보름전에 우리 딸과 "아빠 생일이 얼마 남지 않았어 선물 뭘 하지..." "그래 그렇게 하자."라고 말했는데 그만 깜박한 것이다. 그날 저녁 지난 생일을 챙겨 주었다. 생일을 기대했는데 챙겨주지 않아 속상한 것을 말로 표현해 주어 당장 챙겨줬다. 그 후 두고두고 생일 챙겨주지 못한 이야기를 했다.
상대방에 대한 기대가 있다면 바로 말로 표현을 해야 한다. 나는 생일이 되면 우리 가족에게 "내 생일 언제야 "라고 말한다. 기대하고 있다. "선물은 신발 사줘". 우리 딸도 물어보지만 말이다. 내가 받고 싶은 것을 말로 표현하여 내가 원하는 것을 받고 싶어서 말한다.
사람은 친하고 가까울수록 기대를 한다. 그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화가 난다. 화라는 감정이 생기면 내 일상생활이 어려워 재대로 할 수가 없다. 그러므로 가깝고 친할수록 기대하는 바를 말로 표현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다. 알아서 해 줄 것이라는 생각은 더 힘들게 만든다.
5060 세대는 기대 한 바를 말로 표현하지 않고 살았다. 어떻게 말로 해야 할지 모르고 "어떻게 그런 걸 말로 표현해요."" 알아서 해 줘야죠.". 아니다. 지금은 너무나 바쁜 시대에 살고 있고 알아서 해 준다는 그 자체가 어렵다. 그러므로 내가 원하는 바를 말로 당당하게 표현하는 것이 관계에 더 효과적이고 힘이 덜 든다.
물론 말로 표현하라고 했다고 지나치게 요구하여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간섭하는 것과 기대하는 것은 다르다. 즉 내가 원하는 삶을 상대방에게 요구하는 것과는 다르다.
여기서 잠깐
찬이 : 아빠 놀아 주세요.
아빠 : 오늘은 일이 너무 많아 놀아 줄 수가 없단다.
찬이 : 그래도 아빠랑 놀고 싶어요.
아빠 : 급한 일 먼저 하고 5분만 놀아 줄게. 5분 동안 뭘 하고 놀고 싶은지 생각해 보렴
찬이 : 아빠 급한 일하고 쉴 때 5분 동안 끝말잇기 해요.
아빠 : 그러마.
서로의 기분이 좋아졌을 것이다.
관계에서 대화가 중요한데 기대한 것을 적절하게 말로 표현하는 능력은 자주 대화하다 보면 알 수 있다. 그 기술은 대화하면서 배울 수밖에 없다. 내 입장도 있지만 상대방의 상황도 있다는 것을 알 필요가 있다. 일방적일 수는 없다는 것을 어릴 때부터 배워 안다면 적절한 기대와 소망을 담아 말할 수 있게 된다.
기대 할 사람이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나와 그 사람과의 관계는 친밀하다. 기대한 바를 말로 표현하면 상대방과 잘 소통이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