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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입만(그림동화)

5060 허전한 당신을 위한 추억 편지

by 소시야 서새이


경혜원 작가의 *『한입만』*은 제목만 보고도 피식 웃음이 나는 귀엽고 정겨운 동화입니다. 이야기 속에는 천진난만한 아이와 약간 심술궂은 어른이나 형처럼, 우리 삶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몹시 배가 고픈 티라노사우루스는 아이스크림을 들고 있는 트리케라톱스 친구를 만나 "한입만"이라고 말합니다. 친구는 흔쾌히 "응, 먹어."라고 대답하지만, 티라노사우루스는 결국 아이스크림을 몽땅 먹어 버리고 맙니다. 친구는 울상이 되고, 티라노사우루스는 다른 친구들에게도 계속 “한입만”을 외치죠.


"한입만 줘"라는 말은 참 정겨운 표현입니다. 우리는 혼자 살 수 없는 존재이기에, 서로 나누며 살아야 함은 당연합니다. 나에게는 없지만, 상대방이 가지고 있을 때, 정답게 부탁하는 말이 바로 "한입만"입니다.


어릴 적, 추운 겨울날 초등학교에서 돌아오면 점심은 된장찌개에 김장 김치가 전부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때 엄마는 뜨끈한 숭늉을 끓여 밥을 말아 한 숟가락 떠주시며 “주이쇼”라고 하셨죠. 그 위에 김치를 찢어 얹어주셨던 그 한 숟가락은 지금도 제게 고향의 맛으로 남아 있습니다. 저에게 “주이소”는 곧 “한입만”이라는 말과 같았습니다. 사랑이 담긴 표현이었죠.


또 하나 잊지 못할 기억은 우리 선생님의 손자가 세 살이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친할아버지와 외할아버지가 같은 교회를 다니셨는데, 마트에 간 손자는 할아버지들이 사준 과자를 받고 난 뒤 “할아버지, 한 개 줄래?”라는 질문에 “응!” 하고 기꺼이 나누어 줍니다. 그 순간 외할아버지가 “외할아버지 좋아?” 하시고, 친할아버지도 “친할아버지 좋아?”라고 물었을 때, 손자는 “두 마리 할비, 다 두 마리 다 좋아!”라고 했다고 해요. 이 말 속에는 모든 할아버지를 향한 순수하고 넘치는 사랑이 담겨 있었습니다.


사람은 함께 살아가며 양보하고 배려할 줄 알아야 합니다. 우리의 삶 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우리가 서로에게 꼭 필요한 존재라는 사실입니다. '한입만'이라는 말 한마디 속에도 나눔과 사랑이 깃들어 있고, 그 따뜻한 마음이 바로 우리를 사람답게 만들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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