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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시야 서새이 Dec 01. 2022

왜요? 뭐지?라고 묻는 우리 아이

  영아와 함께 있으면 “내가 내가”라는 말과 무슨 말을 하면 꼭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말이 있다. 왜요?이다. 영아는 궁금한 것이 너무 많다. 뭐든지 궁금하고 알고 싶다. 


영아들과 산책 가려면 사전에 해야 할 말이 있다. “꽃잎반 친구들 오늘 산책 가기로 했죠. 산책 갈까요?”“우와”라고 한다. “그럼 약속이 있어요.”“선생님과 친구 손 꼭 잡고 가요.”라고 말했더니 한 영아가 “왜요.”라고 묻는다. 산책 가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손 놓고 궁금한 곳을 향해 무작정 앞으로 간다. 불러도 들리지 않는다. 교사가 “손을 놓고 가면 선생님과 친구들을 잃어버리잖아요. 그러면 엄마도 못 만나고 아빠도 못 만나게 되지.”“또 자동차가 오면 다칠 수 있어 위험해요.” “엄마, 아빠 몬(못) 만나, 위어매(위험해)”라고 한 영아가 따라 말하자 여기저기에서 “위험해”라고 한다. 호기심과 궁금증을 풀어 줘야 영아는 손잡고 간다. 산책을 나와 손잡고 가다 “서새미(선생님), 이거 뭐야 뭐지”라고 묻는다. “이건 꽃이야”“이건 나무야”라고 영아와 함께 있는 시간 묻고 대답하기 바쁘다. 교사가 “저기 나무에 주황색 감이 익어 있단다. 저기 봐요.”라고 하여 가리킨다. 영아가 “감 감”“너네님 감에 짹짹이가 있어”라고 한다. “감에 짹짹이가 있구나, 우리 이슬이가 쨱짹을 봤구나, 저 짹짹이는 까악 까악 울어서 까치라고 해”라고 하자 다른 영아가 “버 버 벌”이라고 하여 “어디에 있어요.”라고 말하며 가리키는 쪽으로 보자 벌이 한 마리 꽃에 앉아 있다. “그래 벌이 있구나, 우리 초롱이가 발견했어, 대단해.”라고 하자 다른 영아가 “징그러워”라고 말한다. “다슬이는 벌이 징그럽구나”라고 말할 때 다른 영아가 “서새미 이거 꼬 꽃”이라고 하고 다른 영아가 “이건 뭐지, 뭐야?”라고 물어 교사가 “이건 풀이야.”라고 말해 준다. 교사의 말을 듣고 걸음을 옮기고 있을 때 “무서워”라고 가만히 제자리에 서 있다.  교사가 “무서워”라고 하며 봤더니 골목길에 하수구 맨홀 앞에 서 있다. 교사가 “옆으로 지나오면 돼”라고 말하며 영아의 손을 잡고 옆으로 옆으로 하수구 맨홀을 지나온다. 

     

영아들과 손잡고 갈 때 어르신께서 자전거 타고 지나가신다. “애들아 인사드려야지, 안녕하세요.”라고 고개 숙여 인사드렸더니 어르신께서 “안녕하세요?”라고 하신다. 인사를 드리고 지나갈 때 “너네님 저건 뭐야?”라고 한다. 다른 영아가 “자전거”“하비(할아버지) 자저거(자전거)”라고 하자 다른 영아가 “우리 할비 자전거 없고 나는 자전거 있어”라고 한다. 여기저기에서 자전거 있다. 없다 옥신각신한다. 교사가 “애들아 저기에 뭐가 있어요?”라고 하자 교사가 가리키는 쪽으로 눈을 돌린다. “저건 전봇대야. 전깃불을 사용하도록 전기를 보내 주는 일을 해”라고 말을 했더니 영아는 고개만 갸우둥한다. 우여곡절 속에 산책을 마치고 원으로 돌아왔다.    

영아들과 산책은 궁금증 해소하기 위해 묻고 물어 즐겁다. 하지만 안전에 염려되어 나갈 때마다 긴장의 연속이다. 오늘은 별일 없이 원으로 도착하여 감사하고 감사할 뿐이다. 

한 교사가 담당하는 영아는 만 1세는 5명, 만 2세는 7명이다. 한 명이라도 울고 손잡지 않는다고 떼를 쓴다면 그 순간부터 산책은 종료된다.      

산책하면 유독 “뭐야”“왜요?”라고 질문이 많다. 산책하며 여기저기에서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살펴보아 나는 오늘도 웃고 웃는다.      


우리 삶도 호기심 가능한 눈으로 보며 궁금해한다면 우리 아이의 삶처럼 조금 더 재미있지 않을까?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왜요? 뭐지?라고 물어보는 하루 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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