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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시야 서새이 Dec 15. 2022

가족과 함께 하는 식사시간

  매달 월급 받으면 우리 가족은 맛난 음식을 시켜 먹는다. 한 달 동안 일 할 수 있어 감사하고 가족과 함께 맛난 음식을 먹을 수 있어 좋다. 내가 월급을 받아 저녁 식사하며 우리 남편이 “어제 친구 딸 결혼식 갔는데 먹을게 하나도 없더라.”라고 하신다. “그래 뭘 드셨어?”라고 묻는 내 말에 “돈가스 나오는 수프 먹었지”라고 하신다. 우리 딸 “아빠 소고기 없었어?”라고 한다. 우리 남편“소고기에 기름기가 너무 많아 먹으면 안 좋을 것 같아 안 먹었어”라고 하신다. 우리 딸 “아빠 국수는 없었어”라고 하자 우리 남편 “그래 국수 한 그릇 먹었네”라고 하신다. “내가 좋아하는 육회도 있고, 회도 4가지나 있더라”라고 하신다. 나와 우리 딸은 번갈아 가며 “우와 맛있겠다. 부조금은 아빠가 내시고 내가 갔어야 했는데”라고 하자 우리 남편 “제일 좋아하는 육회를 못 먹어 아쉽더라.”라고 한다. “건강 조심했어야지”라며 내가 볼멘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면서 시킨 음식을 먹었다. 그 음식을 먹으며 내가 한탄하듯이 말했다. 

“응급실에 가서 흘린 눈물 생각하면 지금은 감사하지.”“둘이 번갈아 가며 병원 신세를 질 때 정말 힘들었어”라고 말했다.  

    

상황은 이랬다. 

내가 20년 다니던 일을 그만두고 새로운 것을 시작하려고 했을 때 코로나 시대가  된 것이다. 그때 코로나 빨리 끝나길 바라며 농사를 짓게 되었다. 경험 없고 준비 없이 시작된 농사는 우리 남편의 마음을 힘들게 했고 안 하든 육체노동에 무리가 간 것이 원인이 되어 편찮아 응급실을 몇 차례, 수술까지 받게 되었다. 지금은 약물로 치료를 받고 있고 음식 제한이 많다. 칼륨 수치 때문에 음식 조절이 가장 중요하여 드실 수 있는 음식이 제한되어 있다. 날 것은 아무것도 못 드신다. 

딸도 직장이 멀어 기차 타고 다녔는데 무리가 온 것이다. 첫 직장이라 스트레스도 받아 그런지 대상포진을 걸려 치료를 받고 대상포진이 원인이 되어 뇌수막까지 앓게 되어 입원 치료를 받았다.  

    

내가 “두 사람이 아파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아, 간호한다고”라고 말할 때 우리 딸 “엄마 얼마나 착해, 엄마 일 안 할 때 아파 간호할 수 있게 해 줬잖아. 드라마 보면 일할 때 가족이 아프면 직장 상사 눈치 보고 힘들어하잖아”라고 한다. 우리 딸 말에 할 말이 잊고 ‘참 재미있는 딸이고 긍정적 사고를 하는구나.’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래, 고맙다. 직장 그만두고 아파서, 지금 내가 일하니까 이제 안 아픈 거지.”라는 말에 가족은 “헤헤 호호” 웃었다.      

저녁 먹으며 별 얘기도 아니지만 웃을 수 있고 가족과 함께 식사할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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