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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시야 서새이 Feb 09. 2023

나의 일상인 키즈노트

      

보육교사라면 키즈노트를 적어봤을 것이다. 물론 유아반 교사는 매일 적지 않는다. 유아는 의사소통이 이루어지므로 하루 있었던 일을 부모님께 조곤조곤 말로 설명할 수 있다. 또  하루 일과 중에 낮잠 시간이 없어 키즈노트를 매일 적지 않는다. 다만 유아는 투약의뢰서나 출석 여부와 공지사항이 있으며,  주로 앨범에 반 아이들 사진을 올려 어떻게 지내는지 부모님께서 보실 수 있도록 한다.      

영아반은 유아반에서 하는 키즈노트 사용뿐만 아니라 매일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에 관한 기록 하여 보낸다. 과거에는 알림장을 적었다. 지금은 핸드폰으로 키즈노트를 적는다. 매일 부모님께 하루 있었던 일을 적고 사진도 한 아이당 최대 50장까지 보낼 수 있다.     


영아반 교사는 아이들 낮잠을 재우고 하루 있었던 일을 키즈노트 적는다고 핸드폰 삼매경이다. 핸드폰을 손에 쥐고 웃고 또 웃는다. 같은 반 교사가 “선생님 왜 웃어요?”라고 묻는다. “선생님 싱글이 사진 보셔요.”라고 보여주는 사진은 축구선수를 방불케 했다. 축구공이 공중에 떠 있고 한 발 집고 한 발은 반쯤 비스듬하게 바닥 집고 무릎은 굽혀져 있으며 머리는 뒤로 저쳐져 사자 갈기처럼 헝컬어진 머리카락으로 축구공을 이마로 받으려는 모습이 찍힌 것이다. 그걸 보는 순간 웃고 또 웃었다. 너무 귀엽고 귀여운 모습에 반한 것이다. 사진이 주는 재미다. 아이들과 있었던 일을 회상하며 매일 키즈노트를 적는다. 키즈노트를 적으며 옆 교사가 “선생님 매일매일 적는데 뭐 그렇게 할 말이 많아요?”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매일 같은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을 적는다. 매일 할 말이 많다. 왜 그럴까?라고 생각해 봤더니 교사의 눈이다. 어떤 눈으로 보느냐? 면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관찰하는 눈이다.      


아이들은 매일 같은 교실에서 비슷한 장난감을 가지고 논다. 같은 교사와 같은 친구들을 만나 논다. 노는 것은 비슷하다 조금 다른 장난감을 가지고 놀이할 뿐이다.      

그걸 어떻게 담고 담아 포장하여 부모님께 선물로 보내는 것이 나의 일상인 키즈노트라고 생각한다. 아이를 위해 1년을 담은 선물이 키즈노트인 것이다. 매일 같은 놀이를 하는 아이들, 매일 적는 키즈노트지만 사진과 내용은 다르다. 왜?라는 의문이 든다.

교사의 눈으로 아이를 관찰하고 교사의 눈으로 아이의 성장을 보고 교사의 눈으로 아이의 마음을 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아이를 관찰하고 관찰한 내용을 가지고 아이의 마음으로 들여다본 결과물이 키즈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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