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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랑크톤 Jan 17. 2024

영화 오펜하이머 "당신은 당신의 모순을 자각하는가"

그 끝에 남은 것은 old man의 우수에 찬 눈빛뿐.

영화 오펜하이머 

1. 핵분열

핵분열. 하나의 중성자의 충돌을 통해서 핵분열이 일어나고 그 때 생겨난 중성자가 다시 충돌을 통해 연쇄반응을 통해서 원자폭탄의 원리에 대해서 설명을 하는 과정이다. 결국 컬러의 핵분열의 과정에서는 그들과의 과정에 대해서 그려낸다. 이념에 대한 작은 관심을 통해서 공산주의자들의 사회에 충돌하게 되고 연쇄반응을 통해서 그들과의 연결고리가 생기게 된다. 또한, 과학자들을 알아가는 과정도 오펜하이머가 직접 하나씩 만나기보단 여러가지 과정을 통해서 충돌하게 된다. 그러한 연쇄작용들을 통해 결국 원자폭탄은 개발되었고 투하되었다.

2. 핵융합

핵융합은 텔러가 주장하던 개념이었다. 핵분열을 통해서 생겨난 에너지를 사용해서 수소폭탄을 만들자던 그의 말. 무언가를 통해서 생겨난 거대한 에너지를 통해서 묶일 수 없던 것들을 묶어내는 것. 그리고 그 과정의 잠잠한 폭발력에 대한 챕터이다. 우라늄과 플루토늄에서 이제는 수소폭탄으로 챕터는 옮겨진 것이다. 더 강한 에너지를 가진 수소폭탄의 챕터로 이 때부터 많은 이들은 무너지고 폭발해간다.

3. 핵분열 -> 핵융합

핵분열이 있기에 핵융합이 있었던, 우라늄의 핵분열을 통해서 생겨난 에너지가 핵융합을 일으키는 인과과정을 나타낸다. 그들과의 연쇄과정을 통해서 일어난 에너지를 개발해냈기에 이루어진 성과로 묶일 수 없는 것들의 묶임이 일어난 것이다. 핵분열은 원인이요 핵융합은 그의 결과였다.

묶는다는 것은 여러가지를 의미한다. 화합은 키티나 데이비드 힐의 증언이 예상과는 다르게 오펜하이머에게 굉장히 지지적인 발언이 된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증언석에 서기 전까지 관객들에게 있어서 점화플러그와 같은 존재들이었지만 오히려 강한 척력을 묶어낸 힘이 존재했다.

이 핵융합은 화합을 의미하기도 전혀 다른 이들의 모습을 대비하며 보여주기도 한다. 스트로스와 오펜하이머는 의도적으로 계속 비교되게 된다. 단적으로는 "이건 청문회지 재판이 아니다" 라는 대사. 그리고 그 청문회는 그들을 몰락시켰다는 것. 한 인물은 비범한 인물에서 평범한 인물로 추락했고, 다른 인물은 누구의 말을 따르면 "미천한 구두닦이" 에서 비범한 자리까지 올라갔다. 한 인물은 자수성가한 이의 아들로 태어났고 한 인물은 스스로가 자수성가를 해냈다. 한 인물은 원자폭탄을 만들었고 스스로가 만든 것에 대해서 억제하길 원했고 한 인물은 그 원자폭탄을 검증하는 것을 시도했고 해냈으며 그 결과물에 대해서 창조자 앞에서 화를 내고 있었다.

마지막에 가서야 또 보여주는 인물들이 있다. 오펜하이머와 아인슈타인 또한 묶어서 볼 수 있다. 양자역학을 인정하지 않은 아인슈타인을 보며 한물간 old man이라고 무시하던 오펜하이머는 그에게 상을 수여했다. 아인슈타인은 그에게 말한다. "날 인정하지 않는 당신들은 나에게 상을 주었다. 그 때 상을 받은 건 나지만 주인공은 당신들이었다. 당신도 그럴 것이다". 그리고 오펜하이머는 후에 상을 받고도 쓴 웃음을 짓는다. 이미 그는 주인공에서 내려온지 오래되었고 이미 그는 무너질대로 무너진 사람이다. 둘 모두 훌륭한 과학자였고 이후의 과학에 대해서 부정했다. 아인슈타인은 양자역학을, 오펜하이머는 수소폭탄을. 아인슈타인은 고집탓에 오펜하이머는 오만함에. 그들은 오점 아닌 오점을 남기게 되고 후에 상을 받게 된 것이다. 그를 보며 무시하던 오펜하이머는 그와 같은 아니 그보다 더 잔인한 절차를 밟으며 댓가를 치루게 된다.

4. 입체성

오펜하이머란 인물의 입체성을 위해서 영화는 처음부터 그의 인문학적 소양 밑 재능을 보여준다. 과학이야기보다는 오히려 그런 쪽을 비추며 그가 왜 원자폭탄 이후에 양가감정을 가지게 되었고 고민에 빠졌으며 스스로의 모순에 빠지게 되었는지를 빌드업을 해나간다. 그가 단순히 선한 사람만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오히려 스트로스가 말한 것마냥 그는 "위선자"였을 수도 있다. 결국 오펜하이머는 스스로가 만든 대재앙에 대해서 더 큰 살상력과 힘을 원한 동시에 그 힘을 보자마자 스스로의 손에 피가 묻어있다는 것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순을 견디지를 못한다.

초반의 오펜하이머는 폭탄을 만들었다고 해서 우리가 터트릴지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그 뒤의 일은 정치인들의 몫이지 우리 과학자들의 몫이 아니라고. 하지만 후에는 자격이 있는지에 대해서 물어보게 된다. 살상력을 가졌다고 그것을 써도 되는 것인지에 대해 책임감과 동시에 죄책감을 가졌다.

그 외에도 사생활, 사상, 오만한 행동들, 마냥 선하기만한 좋은 인물인 것은 아님과 동시에 과학자로서의 멋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이과에서 흔하지 않은 그런 리더쉽을 보이며 그 많은 규모와 큰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내는 멋진 모습도 보여준다.

5. 총평

그냥 영화가 너무너무너무너무 좋았다는 말을 쓰고 싶어서 말이 길어졌다. 최근 10년간 본 영화 중 가장 재밌고 타격이 큰 영화라 생각한다. 영화적인 구도나 미장센들은 보면서 감탄했지만 그건 다른 영화평론가들이 더 잘 설명할 것 같다. 아무튼 놀란의 플롯구성은 늘 그렇듯 옳다. 3시간 동안 흡입력있게 몰입할 수 있게 만드는 그의 능력이 너무나 감탄스러울 뿐이다.

물론 이 영화가 재미없을 수 있다. 자기의 취향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만약 스스로에게 모순을 느꼈으며 그 모순에 한번이라도 고민해본 사람은 이 영화의 주인공인 오펜하이머에게 3시간 동안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그 청문회에 앉아있기도 하고 동시에 청문회의 위원들이 되기도 하는 3시간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어느쪽에 앉든 어느쪽을 판단하든 그 질문의 답을 내주지 않는 영화이기에 더 잘 만든 영화다. 판단을 당신의 몫으로 남겨주는 영화이다.

당신은 오펜하이머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당신은 오펜하이머에게 보안인가를 줄 것인가?

그의 비범함의 오만함 이후 평범함의 유약함에 대해서 추락이라며 조소를 띌 것인지 연민을 느낄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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