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쩍 커버린 딸
우와... 아이가 훌쩍 컸다. 서다니... 서다니! 내가 바닥에 앉아있으면 내 무릎을 짚고 엉덩이를 들길래 워커 장난감을 짚고 서게했다. 몇십 초였지만 꽤 오래 서있었다. 훌쩍 큰 느낌... 사실 육아 하면서 오늘이 가장 아이가 훌쩍 큰 느낌이었다.
안그래도 요즘 자꾸 기어다니며 이것저것 자꾸 만지고 먹어보려고 했는데 서다니!
동시에 의사 표현이 늘어났다. 딸은 요즘 내 핸드폰에 관심이 많아서 자꾸 입에 가져가려고 한다. 그걸 안된다고 하면서 뺐었더니 "뿌앵~" 하면서 우는게 귀여웠다. 너 배고프거나 졸릴때만 우는 아이였는데, 더 많은 것을 표현하게되었구나! 앞으로도 더 그렇게 되겠지. 너의 의사 표현을 지지한다. 많이 웃고 많이 울고 실수도 많이하고 즐거운 유년 시절을 보내자.
즐거운 유년 시절은 부모가 아이에게 물려줄 수 있는 가장 큰 자산인거 같다. 며칠 전 식사자리에서 아이를 어떻게 키우고 싶은지 누가 물어보셨다. 그때 나의 답은 아이가 운동을 많이 하고 밤에 잘 자는 (몸과 마음이 건강한)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정말 그렇다.
무언가 하고 싶어하는 마음은 내가 물려준 유전자 이후에, 후천적으로 키워주기는 좀 어렵다고 생각한다. 물론 내가 칭찬해주고, 격려해주고, 자기효능감을 늘릴 수 있는 최대한 좋은 환경을 찾아주는 노력도 필요하겠지만. 나는 딸이 명랑하고, 집에 오는걸 좋아하고, 무엇보다도 자신에게 솔직한 아이가 되도록 돕고 싶다. 그러려면 많은 시행착오가 있을텐데, 나는 그 시행착오를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고 싶다. 많이 못해보길! 그러다보면 하고 싶은 것도 보이고, 무엇보다 그걸 회복해가며 얻는 나에 대한 지식이, 살아갈때 큰 도움이 된단다.
여전히 기말고사와 학교 입학 면접을 앞둔 30대 중반의 엄마라 미안하다. 그러니 나중에 딸이 본의아니게 길어진 준비 기간을 보낸다면, 나의 업보려니 하며, 이해해주려고 한다. 사실 20세 이후로 딸이 하는 결정에는 어차피 엄마 의견이 반영이 안되니, 딸이 제 갈길 가는 동안 나도 내 갈길 가고 싶다. 그러려면 이 시골에서, 나도 뭔가 할 것이 필요하다. 그렇게 장기 취준/수험생, 힘을 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