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70 내려온 머리카락

벌써 아쉽다!

by 다시

아기는 한동한 모호크 머리스타일이었다. 가운데 머리만 우뚝 솟아있었다. 근데 이제 가운데 머리가 쑥 가라앉아버렸다. 옆머리도 많이 나서, 이제 점점 사람의 형상을 갖춰간다. 형상만 그런 것이 아니다. 심드렁한 (나를 닮은) 아이의 표정, 우리가 먹는 음식을 보며 입맛도 다시고, 자기 마음에 안들면 울기도하고 소리도 지르는 모습을 보며, 아이가 점점 커가는구나, 정말 빨리 큰다고 느낀다. 어제 아이가 100일 쯤 되었을때의 사진을 보았는데 너무 너무 예쁘고, 작았다. 지금과는 또다른 느낌. 둘째가 태어난다고 생각하니 더 그런 것 같다. 아이가 훨씬 크면, 아마 지금을 보면서도 너무 예쁘고 귀엽고 작았다고 생각하겠지. 돌아오지않을 소중한 시절이다. 나에게 선물처럼 주어진 시간들. 힘들지만 너무너무 예쁜 나의 아기. 맨날 아기에게 어디서 이렇게 예쁜게 나왔냐고 물어본다. 물론 아이는 답이 없고, 열심히 소리내어 기어가고, 서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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