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져도 덤덤한 나의 아기
내일이 드디어 기말 고사라 나는 바쁘고, 남편이 아기를 많이 돌보는 하루 였다. 물론 나도 중간중간 아이 우유먹이고, 설거지하고, 놀아주고 했다. 아기를 잠깐 퍼즐매트에 놔두고 남편과 내가 부엌쪽에서 대화하고 있었는데, 어느새 딸이 엉금엉금 (체감은 성큼성큼) 기어서 우리 사이로 오는 것이었다. 어찌나 귀엽던지! 자기도 끼고 싶었던거 같기도하고, 엄마아빠 목소리가 어디서 웅성웅성 들리는데 어디에 있는지 궁금했던것도 같다. 아기가 우리를 자꾸 부르는데, 우리가 빨리 대답을 안하니 답답해서 자기가 직접 왔던거 같기도 하다. 여튼 우리 사이를 와서 두리번두리번 쳐다보더니, 그만 중심을 잃고 머리를 바닥에 쿵, 부딪히고 말았다. 1초의 정적 후, 얼굴을 잔뜩 찡그린 아기. 예의 그렇듯 "우왕~~~" 하며 크게 울 줄 알았는데, 잠깐 얼굴을 찌푸리더니 괜찮아했다. 우리가 모두 딸을 바라보고 있어서 안심이 된 건지, 생각보다 아픈 것이 아니었는지. 여하튼 아기는 괜찮았다. 일단은 달래주었다.
왜 울지 않았을까? 그때는 기특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궁금하다. 정말 아프지 않아서 운 것인지, 우리가 안정감을 주어서 였는지, 아니면 울어봤자 소용이 없을거 같았는지. 아기한테 내일 직접 물어봐야겠다. 그리고 울어도 아픈게 사라지진 않지만, 너가 아프거나 울고 싶을 때 엄마아빠 앞에서는 언제든지 울어도 된다고 얘기해줘야겠다. 물론 아기는 답이 없을 것이고, 이런 일도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어쩌면 나도. 하지만 그런 포용적인 분위기와 정서를 전달해주는 것이 아이에게 좋은 기억이 되어 쌓일 것이다. 그런 사실을 기억하며, 나는 또 아기가 기억못할 혀 굴리는 소리 ("부르르륵")를 내며 아기를 웃게 하고, 꼭 안아줘야겠다.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자, 아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