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름...
오늘 찍은 영상을 보니 아기가 유독 나를 닮은 날이다. 첫딸은 아빠라는데, 어째 우리 딸은 엄마인 나를 닮은 날들이 훨씬 많다. 목욕하고 보니 하얀 얼굴, 동그란 코, 구수한 인상까지 완전 나를 빼다 박았다. 나를 더 사랑하라고 딸을 낳게 된 것인가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다, 물론 딸은 나를 닮은 모습을 한, 타인이다. 딸을 사랑하는 것은 나를 사랑하는 것과 다르다. 동일시하면 편하겠지만.
오늘 드디어 기말고사가 끝났고, 원하던 성적을 받았다. 입시를 위한 마지막 수업이었다. 이제는 인터뷰. 인터뷰 준비 잘하고, 인터뷰까지 끝나면 다른 학교 인터뷰 준비나 또 다른 원서 접수를 해야 한다. 참 긴 학기였다. 아기 키우면서 공부하는 첫 학기. 남편의 큰 도움으로, 그리고 수업 하나라서 어찌어찌 잘 마무리했는데 정말 힘들었다. 연년생 아이 둘과 내년엔 어찌 될지... 생각만 해도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온다. 일단 들어만 가면 어찌어찌 될 것이다.
장기간 공부하면서 느끼는 것은, 힘들 때 그 잠깐의 고비를 넘기면 된다는 것이다. 자포자기하지 말 것! 그 다 안될 거 같고 망한 거 같고 그럴 때 포기하지 않고 조금만 더하면, 최상위 성적은 아니어도 꽤 괜찮은 성적을 얻을 수 있고, 대부분의 경우 그 꽤 괜찮은 성적으로 많은 것을 할 수 있다는 것. 뚝심과 뒷심을 배워가는 시간들이었다. 그리고 현실감각과 독립의 소중함. 뼈가 아프지 않고는 배울 수 없다.
늦어진 취업, 좋다는 기회들은 다 날린 것 같지만 지금 할 수 있는 것 마저 놓치면 안 되니, 내일도 긍정적으로 뚜벅뚜벅. 날 닮은 딸에게 되도록 좋은 점만 물려주기 위해서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