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가지 없다는 말은 보통, 맞는 말 했을 때 따라온다.
말투가 곱지 않아서가 아니다.
듣기 싫은 진실이 내 쪽으로 날아올 때, 그걸 막을 수 없을 것 같아서 그렇다.
방어가 안 되니까, 태도를 문제 삼는다.
진실은 한 문장으로 충분하다.
설명도, 포장도, 쿠션도 필요 없다. 그냥 툭 던지면 된다.
반면, 틀린 말은 다르다. 미사어구로 감싸고, 쿠션어로 눌러야 한다.
논리보다 감정에 기대야 그 말이 먹힌다.
설득은 대체로 진실을 말할 때보다,
진실 아닌 걸 말할 때 더 많이 필요하다.
상대가 안 믿을 걸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길어진다.
그래서 부드러워진다.
그래서 들을 만해진다.
진실은, 그 자체로 무례할 수 있다.
듣는 이가 상처 입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곧 싸가지 없음은 아니다.
싸가지 없는 말이 맞는 말처럼 들리는 건,
아마 그 말이 ‘설명 없이도 사실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이 글도, 싸가지가 없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