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이라는 단어는 있었지만,
'프로그래밍'이나 '웹디자인' 같은 말이 훨씬 자주 쓰였다.
당시 개발자는 '전문직'이기보단, '조용히 일하는 사람' 정도로 여겨졌다.
한국에서는 개발을 유망 직업으로 홍보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공무원이나 대기업 취업이 훨씬 선호되던 시절이다.
"전 개발자였습니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점점 눈에 띄기 시작했다.
시장에서는 개발자가 부족했지만, 잘하는 개발자는 드물었다.
스타트업 붐이 일면서, 개발자 수요는 급증했지만, 공급은 따라가지 못했다.
이때부터 "개발자만 있으면 뭐든 만들 수 있다"는 착각이 퍼지기 시작했다.
개발자는 하나의 '트렌드 직업'이 됐다.
"네카라쿠배"라는 신조어가 등장했고,
개발자는 '연봉 많이 받는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굳어졌다.
개발 실력보다 '개발자라는 타이틀'이 더 중요해진 시기였다.
코로나 팬데믹이 터지면서 리모트 근무가 폭발적으로 확산됐다.
부트캠프, 국비교육, 대학, 심지어 유튜브까지 개발자를 양산하기 시작했다.
개발자 수는 많아졌지만, '쓸 만한' 개발자는 여전히 부족했다.
타 직무에서 이직하려는 사람들이 코딩을 배우기 시작했고,
한편으론 '비개발자가 개발자와 협업하는 법' 같은 커뮤니케이션 강의가 늘어났다.
개발자 공급 과잉이 본격적으로 드러났다.
특히 신입 개발자는 넘쳐났고, 취업 문턱은 다시 높아졌다.
부트캠프 붐은 꺼지기 시작했고, "개발자도 취업이 어렵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좋은 개발자는 여전히 구하기 힘들었다.
잘하는 사람은 극소수였고, 평균적인 실력은 점점 낮아졌다.
AI 툴들이 등장하면서 판도가 크게 흔들렸다.
기초적인 코드 생산은 AI가 대체하기 시작했고,
'단순 코딩'만 할 줄 아는 개발자는 시장에서 가치가 급락했다.
이제는 문제를 정의하고, 시스템을 설계하고, AI를 활용할 수 있는 개발자가 살아남는 시대가 됐다.
기술만 다룰 줄 아는 개발자는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이제 개발자에게는 '비개발자와 일하는 법', '프로덕트를 이해하는 법',
'팀을 리드하고 사업을 이끄는 방법'까지 요구된다.
단순히 코드를 짜는 사람이 아니라, 비즈니스를 이해하는 개발자가 되어야 살아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