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질문과 확인, 선생님!
1학년 아이들은 아는 것도 자꾸 물어봅니다. 쉴 새 없이 질문하고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싶어합니다. 그리고 시도 때도 없이 선생님에게 모든 것을 검사받아야 마음을 놓습니다.
‘엄마, 이거 먹어도 돼?’
‘엄마, 이거 해도 돼?’
‘엄마, 이거 맞아?’
‘엄마, 이것 좀 봐봐.’
‘엄마, 어떻게 해?’
‘엄마, 나 이렇게 했다.’... 등 호칭만 엄마에서 선생님으로 바뀌었을 뿐 똑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매우 자잘하고 관심 밖의 거리들도 아이들은 선생님에게 확인받고 인정받으려 합니다.
“선생님, 이거요.”
색종이 찢어진 것, 연필이나 지우개 또는 학습활동 때 썼던 숫자카드나 낱말카드 등 선생님에게 내미는 건 매우 다양합니다. 이름표가 붙은 필통이나 동화책까지 들고 와서 “선생님, 이거요.” 할 때는 대체 무슨 의도로 물어보는 건지 종잡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한 번은 급식실에서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쉬는 시간에 머리가 아프다고 했던 아이가 밥을 먹다가 두 손을 모으고 급하게 뛰어옵니다. 주변의 아이들 난리 났습니다.
“우웩!” “악!”
아이 두 손에 가득 든 것은 국물이 뚝뚝 떨어지는 토사물이었습니다.
“선생님, 이거요.” 하며 두 손을 제게 내밉니다. 먹은 내용물까지 확인을 받고 버리려나 봅니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의 ‘선생님, 이거요.’가 그다지 반갑지 않습니다. 그 뒤의 생략된 말까지 말할 수 있도록 가르치려면 한 학기는 지나야 하거든요. 스스로 알아서 주인을 찾아주고 버릴 것들은 쓰레기통으로 가져갔으면 참 고맙겠는데, 1학년 아이들의 인지능력은 그 정도가 되지 못합니다. 꼭 한 번씩 아는 것도 물어보고 행동합니다.
“선생님, 이거요.”
또 어디서 주웠는지 손을 뻗쳐 구겨진 색종이를 들고 있는 아이.
“그거?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버려야지. 쓰레기통은 교실 뒤에 있잖아.”
선생님의 손가락 끝을 보는 아이의 눈빛에 갑자기 의아한 썰렁함이 지나갑니다.
“이거. 선생님 주려고 물고기 접은 건데요?”
아이의 표정을 보니 이미 실망을 한 것 같습니다. 순간 화들짝 놀라지는 마음으로 호들갑을 떱니다.
“어머어머! 정말 그렇구나. 선생님한테 주는 선물이구나. 선생님 시력이 안 좋아졌나 봐. 미안해. 정말 미안해.”
아이의 손을 잡고 쓰다듬어보지만 아이는 멋쩍게 색종이 물고기를 선생님 손에 인계하고 손을 뺍니다. 아이의 정성을 알아보지 못한 눈을 탓하는 순간 아이는 이미 저만큼 물러나 있습니다. 이럴 때는 선생님의 마음을 아이에게 검사받고 확인받고 싶어집니다. 선생님이 잘못했어. 미안해~!